식욕 왕성한데 체중 줄었다? 갑상샘 기능 체크하세요

김선영 기자 2018.08.09 09:39

갑상샘기능항진증 주요 증상과 관리법

평소 건강하던 김모(47·여)씨는 이번 여름에 유난히 더위를 타고 땀이 많아졌으며 갈증을 자주 느꼈다. 이전과 달리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고 다리의 힘이 빠졌다. 4개월 동안 5㎏나 체중이 줄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갑상샘기능항진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더위와 갑상샘기능항진증 사이에 연관이 있을까.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고경수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갑상샘 질환의 발병 빈도는 기온과 무관하다. 다만 갑상샘기능항진증의 전형적 증상 중 하나가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참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고온의 날씨와 겹치면 환자는 여름을 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무더운 여름에 흘리는 땀과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가 흘리는 땀은 모두 탈수를 초래한다. 하지만 발생 원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더울 때 나는 땀은 체온이 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체내의 열을 발산할 목적으로 흘린다. 갑상샘기능항진증 때문에 흘리는 땀은 필요 이상으로 갑상샘 호르몬이 과다하게 반응한 결과다. 체내 장기에서 에너지 생산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체내에 열 발생이 증가해 땀을 흘리게 된다. 결국 더워서 흘리는 땀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보호 작용의 일환이지만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의 땀은 병적으로 생성된 것이다.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는 땀과 함께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우선 편안한 상태로 있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진다. 조금만 긴장해도 손을 많이 떨고 심하면 온몸이 떨린다. 일반인은 극심한 더위에 입맛이 떨어지기 쉽지만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는 식욕은 왕성해지지만 체중은 감소한다.

요오드 많이 함유한 건강보조제 섭취 주의
갑상샘기능항진증은 주로 갑상샘에서 호르몬 합성을 일방적으로 자극하는 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른바 그레이브스병이다. 아직까지 왜 이런 물질이 특정 환자에게 만들어지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갑상샘 자극 물질은 혈액을 채취해 측정할 수 있는데, 항진증 환자는 수치가 높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요오드 섭취량이 문제될 수 있지만 한국인은 평소 요오드 섭취량이 충분해 질병 발병과 큰 관련이 없다. 단지 요오드가 많이 들어있는 건강보조제는 갑상샘 기능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섭취는 피해야 한다.

고경수 교수는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는 안구가 돌출되는 특징이 있다”며 “흡연은 안구 돌출을 악화하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기능 돌아왔다고 복용약 중단하면 재발
갑상샘기능항진증으로 약을 먹는 사람은 임의로 중단해선 안 된다. 약을 복용하면 한 두 달 내에 갑상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후에는 약물 용량을 줄여 일 년 정도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갑상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마음대로 약을 중단하면 십중팔구 재발한다.

고 교수는 “갑상샘기능항진증은 증상이 뚜렷하고 치료가 어려운 병도 아니다”며 “환자가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주변 이야기를 듣고 엉뚱한 치료에 매달리면 병을 키우거나 치료기간이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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