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수술 시 신경 모니터링, ‘목소리 이상’ 후유증 막아

윤혜연 기자 2018.02.02 15:14

삶의 질 떨어뜨리는 성대마비 원천 봉쇄

서울대병원 김수진 교수가 수술 중 신경 모니터링으로 환자의 후두 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갑상샘암 수술 후 가장 흔하면서 치명적인 후유증은 후두신경 손상이다. 후두신경에 손상을 입으면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된다. 이 신경은 목소리를 만드는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하는데 손상될 경우 성대 마비가 올 수 있다.
 
후두신경은 되돌이후두신경과 상후두신경으로 구분한다. 되돌이후두신경이 마비되면 성대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쉰 목소리가 나온다. 손상이 심하면 좌우 성대 모두 운동이 어려워 호흡곤란 등의 응급상황을 겪는다. 미국 내분비외과 교과서에 따르면 갑상선 절제술 후 환자의 2.5~5%가 일시적인 되돌이후두신경 마비를, 1~1.5%는 영구적 마비를 겪는다.
 
상후두신경이 손상되면, 고음 발성에 장애가 오고 소리를 낼 때 쉽게 피로를 느낀다. 연예인과 성악가, 교사처럼 목을 많이 쓰는 직업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상후두신경은 굵기가 1mm 이하로 매우 얇다.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워 수술 중 손상 빈도가 5~24%에 이른다.
 
서울대병원은 후두신경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2009년부터 수술 중 신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신경 모니터링은 되돌이후두신경과 상후두신경에 0.5-3mA의 미세한 전기 자극을 주고, 이를 통해 전달되는 신호(근전도)를 측정한다. 신경 기능을 체크하고 성대마비의 발생 유무를 확인하는 최신 의료기술이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김수진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갑상선수술 중 신경 모니터링을 활용한 뒤 후두신경 마비 발생률이 크게 줄었다. 일시적 되돌이후두신경 마비는 1.8%, 영구적인 되돌이후두신경 마비는 0%로 줄었다. 갑상샘암 수술 후 가장 악질인 부작용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상후두신경도 수술 3개월 후 기능평가에서 수술 전과 기능 변화가 없었다. 김 교수는 “목소리는 암 수술 후 삶의 질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수술 중 신경 모니터링을 통해 갑상샘을 깨끗이 절제하면서 후두신경을 보존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2015년 ‘갑상선 수술 중 상후두신경 모니터링의 우수성’에 대한 연구로 국제 종양성형내분비외과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SCIE급 국제 학술지에도 ‘되돌이후두신경 및 상후두신경 모니터링’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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