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고관절·어깨관절 속 액체 주머니 ‘염증’ 주의보

김선영 기자 2017.09.05 08:44

점액낭염, 외상 및 반복적 자극 탓 발생

#. 주부 김다정(3)씨는 평소 무릎을 꿇고 기어 다니며 바닥을 닦는 일이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걸레질만 하고 나면 무릎이 쓰리고 아프면서 붓기 시작했다. 아직 퇴행성 관절염이 올 나이가 아님에도 통증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무릎 점액낭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점액낭염은 점액낭에 염증이 발생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점액낭이 있는 부위라면 어디든지 발생할 수 있다. 주로 무릎 슬개골 바로 앞에 있는 점액낭이나 어깨, 고관절에 흔히 생긴다.

무릎 점액낭염, 열 나는 것처럼 화끈거리는 통증 발생

무릎 관절에는 관절끼리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액이 들어 있는 점액낭이 있다. 무릎을 꿇는 자세는 무릎이 지속적으로 바닥에 닿아 점액낭에 충격이 가해져 출혈이나 염증이 생기기 쉽다. 남성에 비해 관절이 약하고 집안일을 많이 하는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무릎 중 툭 튀어나온 부분인 슬개골에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가 많아 슬개골이 붓고 아픈 증상이 생긴다. 

무릎 점액낭염은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 자칫 퇴행성 관절염으로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큰한 관절염 통증과는 달리 점액낭염은 열이 나는 것처럼 화끈거리는 통증이 발생한다. 무릎 점액낭염이 외상이나 지속적인 자극 탓에 생겼을 때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인 방법으로 증상이 쉽게 호전된다. 무릎이 붓고 아플 때 3~4일은 15~20분 정도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기가 가라앉으면 수시로 온찜질을 해주면 좋다.

고관절 점액낭염은 무릎 점액낭염보다 통증이 훨씬 심하다. 고관절은 큰 근육이 서로 마주보고 있고 상체의 체중을 하체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염증에 의한 통증이 잘 생긴다. 고관절 주위에 있는 18여 개의 점액낭 중에서 좌둔 점액낭염, 장요 점액낭염, 대전자부 점액낭염에 염증이 흔하게 발생한다.

좌둔 점액낭염은 엉덩이 밑에서 만져지는 뼈 부위의 점액낭에 압력이 가해져 염증이 일어난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유독 고관절이 뻐근하다면 좌둔 점액낭염일 가능성이 크다. 척추부터 넓적다리뼈까지 오는 근육과 고관절 막 사이에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면 장요 점액낭염이다.

압박 탓에 생긴 고관절 점액낭염, 휴식과 진통소염제로 치료

대전자부 점액낭염은 허벅지 바깥쪽으로 돌출된 대퇴골의 대전자 부위가 장경대와 마찰이 잦아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점액낭염 질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주로 엉덩이 위쪽에서 통증이 나타나 아래쪽으로 뻗치는 특징이 있다. 때로는 무릎과 발목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이 많이 굴곡되거나 펴는 동작을 삼가고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목동힘찬병원 백지훈(정형외과) 진료원장은 “마찰이나 압박 때문에 생긴 고관절 점액낭염의 통증은 충분한 휴식과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치료만으로 얼마든지 나을 수 있다”며 “통증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곳으로 이어지는 대전자부 점액낭염의 경우 고관절 이상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설명했다.

어깨 관절 주위에는 8개의 점액낭이 있다. 어깨 삼각근 밑에 위치한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삼각근하 점액낭염’이 가장 흔하다. ‘삼각근하 점액낭염’은 갑자기 생기는 급성과 반복적인 충돌이 원인이 되는 만성으로 구분한다. 팔을 수평으로 든 상태나 안쪽으로 든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고 팔을 올리기 힘들고 저린 증상이 있다.

급성 삼각근하점액낭염은 어깨 힘줄에 쌓인 석회가 점액낭과 충돌해 통증이 생겨 발병하는 등 어깨관절에 염증이 있는 경우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발병 후 3~4주 정도 지나면 자연치유 되는 경우가 많지만 초기 통증이 매우 심하다. 만성 삼각근하점액낭염은 어깨를 굽은 채로 생활하는 등 나쁜 자세를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발병하는 연령층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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