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중년여성 이모(46)씨는 언제부턴가 한 쪽 어깨가 콕콕 쑤시고 팔에 힘이 떨어지는 증세가 생겼다. 가사 업무로 어깨에 무리가 왔다고 생각했지만 병원에서 목 디스크로 진단 받았다.
두 사례자는 증상이 서로 유사하지만 통증의 원인은 전혀 달랐다. 이렇게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병을 키우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연세바른병원 신경외과·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어깨 통증의 다양한 원인을 알아봤다.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단연 어깨 손상이다. 회전근개파열이 대표적이다. 관절의 회전 운동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근육이 파열돼 팔과 어깨에 통증이 발생한다.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무리한 운동으로 젊은 층에서도 발병이 잦아지고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낮에는 통증이 거의 없다 자기 전이나 옆으로 눕는 자세를 취했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오십견(동결견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어깨 전반에 통증이 나타난다. 세수할 때나 머리를 감을 때, 블라우스 뒤 단추를 끼울 때 등 통증이 심해진다. 회전근개파열과 함께 어깨통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서로 혼돈하기 쉽다. 오십견은 여러 각도의 수동적 운동(일상 움직임 등)을 할 때 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동작에서만 통증을 보이는 차이가 있다.
힘줄에 염증이 생겨도 어깨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석회성힘줄염은 어깨의 힘줄 부위에 돌처럼 딱딱한 성분의 석회가 끼는 질환이다. 어깨를 반복해 과도하게 사용하면 힘줄에 산소가 부족해진다. 힘줄이 자주 눌려 손상되고 칼슘 성분이 빠져 나와 석회가 침착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회전근개힘줄염과 이두박근힘줄염도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회전근개힘줄염은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견봉에 힘줄이 마모돼 염증이 발생하면서 생긴다. 이두박근힘줄염은 무리한 어깨·팔 운동으로 힘줄에 염증이 생긴 경우다.
어깨의 일부가 손상됐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약물, 운동, 주사 요법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호전될 수 있다. 손상 정도가 심하거나 통증이 극심할 때는 관절내시경 치료를 받는 게 낫다. 부분 마취로 어깨 병변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낸 후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손상 정도를 직접 보면서 치료한다.
연세바른병원 노형래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오랜 시간 팔을 들고 일하는 미용사나 도배사, 운전직처럼 직업적으로 어깨 사용이 많다면 단 5분이라도 매일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며“팔을 들었다 내릴 때, 옆으로 누웠을 때,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 나타나는 통증은 어깨 질환의 특징이므로 증세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목 질환 있어도 어깨 통증 심해···증상 차이로 구분
멀쩡하던 어깨 부위가 자주 뻐근하고 통증이 느껴진다면 목디스크나 경추 척추관협착증, 후종인대골화증과 같은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목 뼈와 뼈 사이에는 머리의 무게를 분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있다.
목디스크는 디스크의 노화 또는 외상이 원인이다. 디스크가 원래 자리를 이탈하고 주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뒷목 및 어깨 부위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탈출된 디스크의 신경 압박이 심해질수록 손·팔 저림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경추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튀어나온 디스크로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증상 초기 목 주변이 아프다가 점차 어깨·팔, 손가락까지 통증이 번지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는 단추를 잠그거나 글씨를 쓰기가 힘들어 진다.
후종인대골화증도 어깨 통증을 동반한다. 병명이 생소하지만 목뼈를 지지하는 뒷부분의 인대가 뼈처럼 딱딱하게 굳는 위험한 질환이다. 경추나 흉추의 중추신경인 척수가 눌려 목 통증을 유발한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상과 당뇨병, 비만, 노화 등으로 보고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어깨와 팔에 힘이 떨어지고 손 저림, 배변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목 문제로 인한 어깨 통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경직된 목을 자주 풀어 주는 것도 좋다.
연세바른병원 박영목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목 질환은 어깨 통증과 함께 손·팔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며“이는 상·하반신으로 뻗쳐가는 신경을 누르는 등의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저림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어깨보다 목 문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경외과 전문의로부터 정확하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