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체에서 가장 큰 동맥인 복부 대동맥은 배꼽, 허벅지, 무릎 아래를 지나면서 여러 동맥으로 나뉘어 발끝까지 혈액을 전달한다. 하지동맥 폐색증은 동맥경화로 다리 동맥이 막혀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하지동맥 폐색증 환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4년 1만4500명이었던 환자가 2013년 3만2400명으로 늘었다(ASTR, 2015).
증상 악화 시 발가락 색 검게 변해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한다. 하지만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는다. 병이 악화하면 피부가 차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게 변한다. 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잡히고 발에 난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특히 하반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하지동맥이 막히면 척추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초기 증상은 척추 디스크와 매우 유사하다. 실제로 다리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혈관 문제를 알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조진현 교수는 “통증의 형태는 거의 비슷하지만 양상은 조금 다르다”며 “하지동맥 폐색증은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는 느낌이 없다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즉, 자세와 상관없이 수시로 통증과 당김 증상이 있으면 척추 질환을, 평소에는 괜찮다가 걸을 때 통증이 시작되면 하지동맥 폐색증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동맥 폐색증은 100m를 걷다가 통증이 생겼다면 쉬었다가 또 100m에 다다라야 통증이 생긴다. 매번 비슷하게 100 m를 걸어야 아픈 게 특징이다.
발목-팔 혈압 및 초음파·CT로 진단
하지동맥 폐색증 초기에는 항혈소판제·혈관확장제 등 약물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증상이 악화한 채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연령대가 높은 환자 중에는 나이가 들어 생기는 통증으로 여기고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폐색이 심해져 다리가 괴사되거나 변색이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괴사가 진행됐음에도 방치할 경우 1년 안에 50% 환자가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 조진현 교수는 “걸을 때와 걷지 않을 때 발생하는 통증의 양상을 꼭 구분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자 등 위험군에 속한다면 병원을 찾아 확인할 것”을 권했다.
진단은 발목과 팔에서 측정한 혈압으로 한다. 발목 혈압을 팔 혈압으로 나눈 값인 ‘발목-팔 혈압지수’를 계산해 0.9 이하일 때 하지동맥 폐색증으로 본다. 이후 초음파와 CT 검사를 통해 막힌 정도를 파악해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막힌 부위가 길고 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낮은 경우에는 환자 본인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수술을 한다. 그러나 만성질환을 동반할 경우 수술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이럴 때는 국소 마취 후 풍선확장술(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혀줌)이나 스텐트삽입술(그물망을 넣어 좁아지지 않게 함)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죽종절제술(혈관 내벽을 드릴처럼 깎아 넓힘) 시행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