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낫지 않는 삼차신경통, 어떤 수술법 도움될까

김선영 기자 2022.05.23 08:58

[이럴 땐 이 병원] 〈12〉후유증 적고 빠른 회복 돕는 수술 가능한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71·여)의 궁금증

3년 전부터 오른쪽 얼굴에 원인 모를 통증을 앓아왔습니다. 어금니와 송곳니 부위에 통증이 심하고, 특히 어금니 쪽이 시리고 뭔가 찔리는 듯한 느낌이 있어 치통인 줄 알았습니다. 충치를 제거하고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동네 의원에서 삼차신경통으로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했지만, 통증은 여전합니다. 어떤 치료를 받아야 통증을 없앨 수 있나요.

 
의사의 한 마디
: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

삼차신경통은 가끔 얼굴이 감전된 듯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통증의 원인은 안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이 뇌혈관에 의해 자극을 받아 발생합니다. 삼차신경과 뇌혈관이 너무 밀접하게 붙어있어 발생하는 것이죠. 삼차신경통 환자는 양치질이나 식사를 위해 씹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극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부작용이 생기거나 효과가 없을 경우 수술 치료를 고려합니다. 기존의 수술 치료는 밀접한 삼차신경과 뇌혈관을 충분히 분리하기 위해 귀 뒤를 크게 절개했습니다. 귀 뒤쪽으로 약 10~15㎝의 C자 모양으로 피부를 절개하고 또 신경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구멍을 뚫어 혈관과 신경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쳤죠.

이 과정에서 환자의 미세한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해 핀을 활용해 머리 부위와 수술대를 단단하게 고정하다 보니 원치 않는 상처가 남기도 합니다. 고정을 위한 이마 상처는 눈에 잘 띄어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기존 수술법의 단점을 개선한 최소침습 미세신경감압술이 이뤄집니다. 최소침습 미세신경감압술은 최소 부위만 절개해 시야를 현미경으로 확보하고 머리를 핀으로 고정하지 않은 상태로 진행됩니다. 귀 뒤쪽으로 5㎝ 정도 절개하고 수술 시 필요한 두상 내 구멍 역시 2㎝ 남짓한 크기로만 뚫습니다.

모든 과정이 현미경과 최소침습 도구로 이뤄지며, 머리를 핀으로 고정하지 않아 이마에 흉터가 남지도 않습니다. 기존의 수술법과 효과는 같지만, 합병증은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로써 환자의 경제적·신체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실제 효과는 우수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다만, 최소침습 미세신경감압술은 수술 자체의 난도가 높고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만큼 수술 전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고 숙련된 의료진에게 수술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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