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문인석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배성훈 교수 연구팀은 만성 이명 환자 69명을 대상으로 경두개 자기자극술과 경두개 직류자극술을 나눠 실시한 결과, 경두개 자기자극술 치료 환자 중 17명(47%)과 경두개 직류자극술 치료 환자 12명(36%)에게서 치료 전 대비 20% 이상 이명 증상이 개선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명은 외부의 소리 자극 없이도 본인의 귀에서만 느껴지는 소리 자극을 말한다. 성인의 21%가 평생 한 번 이상 겪는 흔한 증상이지만, 아직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다양한 치료법이 연구 중이다.
경두개 자기자극술은 머리 표면의 전자기 코일에서 발생한 자기장을 머리 표면을 통해 두개골을 통과시켜 두뇌의 특정 부위의 신경 세포를 자극하는 방법이고, 경두개 직류자극술은 두피 위에 위치한 전극을 통해 뇌 표면에 약한 직류자극을 보내 신경세포를 자발적으로 활성시키는 치료법이다.
이는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흔히 시행하는 치료법이지만, 지금껏 이명 치료에 활용한 사례나 연구는 많지 않다. 이명은 귀 자체의 문제로 시작되나 만성화하면 오히려 청각 피질을 비롯한 대뇌의 이상 활성까지 초래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대뇌의 신경세포 활성을 조절하기 위해 경두개 자극술을 이명 치료에 활용했다.
연구팀은 경두개 자기자극과 경두개 직류자극을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6개월 이상의 만성 이명 환자 33명과 36명에게 각각 실시했다. 두 치료는 5일 동안 매일 10분씩 시행됐으며 ▶치료 전 ▶치료 직후 ▶치료 1개월 후 시점에서 이명 증상 변화를 비교했다. 설문은 이명 증상 평가에 널리 사용하는 이명 설문지(THI-Tinnitus handicap inventory) 검사 방식과 시각 아날로그 평가척도(VAS-Visual Analog Sale)를 사용했다.
그 결과 두 치료 모두 이명 증상이 개선됐으며, 특히 치료 1개월 후 이명 증상이 더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5일간의 치료로 길게는 수개월 동안 치료 효과가 지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인석 교수는 “지금까지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이명 환자는 이명에 적응하거나 자연스럽게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오랜 시간 동안 고통받아야 했다”며 “새 치료법은 짧은 치료 기간에도 효과가 장기간 유지돼 난치성 이명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일반화된 치료 프로토콜을 정립하고 경두개 자기자극술과 직류자극술을 활용한 이명 치료를 대중화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