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부위에는 괄약근이라는 문이 있다. 이 문은 밥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리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야 위산이나 음식물이 역류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괄약근이 비정상적으로 느슨하거나 약해져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문이 열려 위 내용물이 다시 식도로 되돌아간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다.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지웅 교수의 도움말로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남성에게서 잘 발생하는 이유는.
A. 남성이 음주·흡연 같은 위식도 역류질환을 일으키는 습관을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비만인이 증가하고 지나치게 조이는 옷을 입는 생활습관 탓에 여성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Q. 비만이면 더 잘 발생하나.
A.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위식도 역류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한 환자는 과식하거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는 경향이 있어 식도 하부 괄약근이 약해지기 쉽다. 또 복부 비만으로 인해 위 내 압력이 증가해 역류가 잘 발생한다. 지방조직에서 생산되는 염증성 물질 역시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위식도 역류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Q. 암으로 발전할 수 있나.
A. 위산 역류가 장기간 지속되면 식도의 상피세포가 변형돼 바렛 식도(Barrett's esophagus)라는 병변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 바렛 식도가 이형성 단계를 거쳐 식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동양에서는 바렛 식도의 유병률이 서양처럼 높지 않다. 너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위험성을 전혀 배제할 수도 없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심한 식도염이 수년간 지속되면 식도암이 생길 수 있다.
Q. 완치법은 없을까.
A. 위식도 역류질환은 완치가 어렵다. 식도 기능이나 모양을 근원적으로 정상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식도 역류질환은 관리를 요하는 질환이다. 유지 치료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증상 재발을 막는 방법이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약물요법에 한계를 느끼고 불편함을 자주 호소한다면 수술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괄약근을 다시 조여주는 항역류 수술이다.
Q. 위식도 역류질환 예방에 좋은 식품은 뭔가.
A. 양배추는 식이섬유, 단백질, 비타민, 칼슘, 칼륨 등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다. 양배추의 비타민U는 항궤양성 비타민으로, 단백질과 결합해 손상된 위벽을 보호한다. 이를 통해 소화 궤양을 치료하고 세포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양배추 자체가 포만감을 주는 저열량, 저지방 채소이기 때문에 과식을 막는 데에도 기여한다.
Q. 피해야 할 식품은 없나.
A. 귤, 오렌지는 산도가 높은 과일이다. 이는 위산의 분비를 촉진해 위식도 역류질환자들은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해당 과즙이 함유된 주스도 마찬가지다. 가슴 쓰린 증상을 일으키는 매운 음식이나 탄산음료도 피할 것을 권한다.
Q. 도움되는 운동법은 뭔가.
A. 실내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 운동은 위식도 역류질환자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복압을 증가시키는 동작은 삼가는 것이 좋다. 윗몸 일으키기,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것 등이다. 몸 전체를 움직이지 않고 근육을 자극하는 등척성 운동(플랭크, 벽 밀기, 철봉 매달리기 등) 역시 지양해야 한다. 전신운동인 달리기도 가슴 쓰림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최소한 치료 중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