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를 복용하면 암 발생 위험이 30%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식도암·간암·신장암의 관련성이 높았다.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과장 연구팀은 2005년부터 10년간 전 세계에서 이뤄진 수면제 복용과 암 발생 위험성 역학 연구결과 6편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9일 밝혔다.
부인암은 수면제 복용과 연관성 적어
연구팀은 총 6편의 연구 참가자 183만434명(수면제 사용자 20만2629명, 비사용자 162만7805명)을 대상으로 수면제 사용 여부에 따른 암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제를 복용한 사람은 암 발생 위험 확률이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연구 디자인, 연구 지역, 연구의 질적 수준을 기준으로 분석해도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종류별로 보면 식도암이 57% 상승해 가장 높은 위험률을 나타냈다. 이어서 간암, 신장암, 췌장암, 폐암, 전립선암, 위암 순으로 위험률이 높았다. 유방암· 뇌종양은 통계적 유의성은 분명하지 않았지만 암 발생에 수면제 복용이 일정 부분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자궁경부암, 난소암, 방광암, 대장암, 구강암과는 별다른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암 발생 위험은 인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유럽 연구들은 수면제 복용이 암의 위험성을 13% 높였지만, 아시아 연구에서는 48%로 3배 이상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제 종류별로 보면 졸피뎀 계열의 수면제가 암 발생 위험을 가장 많이 높였으며(1.34배).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은 1.15배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배 과장은 “수면제가 감염과 염증을 유발하고 이것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암 위험이 높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면제 복용을 더 할 수 있는 점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대한가정의학회지 영문판(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39권 4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수면제 복용하면 암 위험 30% 높아…식도암 최고
박정렬 기자
2018.08.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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