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은 주로 겨울에 발생한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월별 환자 수를 비교해보면 여름도 겨울 못지 않게 환자가 많다. 고혈압·심부전·부정맥과 더불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순환기내과질환, '골든타임'을 사수해야 하는 급성심근경색에 대해 알아본다.
동맥경화, 어릴 때부터 서서히 진행 시작
급성심근경색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증이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심근)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핵심혈관이다. 원래 혈관 내벽이 큰 파이프처럼 생겼지만, 노화나 콜레스테롤 등 여러 찌꺼기가 끼는 현상(동맥경화)이 발생하면서 점차 좁아진다. 이런 동맥경화는 20대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비만 등 성인병을 앓는 경우에는 몸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아 동맥경화의 속도도 더욱 빠르고 광범위하다. 여름이라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여름(6월~8월)에 8만433명으로 전체 환자의 27.6%에 달했다.
특히,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의 농도가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피가 끈적해지면서 혈관을 막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 동맥경화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목이 마르지 않아도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체온 변화도 조심해야 한다. 혈압 상승, 심박수 증가로 인해 심장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샤워를 할 때는 미지근한 물에서 시작해 온도를 점차 낮추는 것이 좋다.
급성심근경색에 흔한 증상은 '흉통(가슴통증)'이다. 문제는 통증이 나타나는 양상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왼쪽 가슴이 쥐어짜는 것 같이 아픈가 하면,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 숨이 찬 느낌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턱이나 등처럼 다른 부위가 아플 수도 있따. 고령층은 소화불량·위궤양 증상과 비슷하게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동맥경화 손상으로 인한 통증은 일반적으로 30분 이상 지속되고, 신체활동과 상관없이 갑자기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때는 역류성 식도염, 위염 등 다른 질환과 감별을 위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도움말: 강동경희대병원 박창범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