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아연 부족하면 아토피·천식 생긴다

윤혜연 기자 2018.02.13 13:22

아연수치 낮을수록 알레르기 반응 활성화

아연이 풍부한 식품 중 하나인 굴. 아연이 부족하면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체내 아연(Zn)이 부족하면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 비염·결막염·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연은 우리 몸 속에서 면역과 성장 등에 관여하는 중요한 미량 원소이다. 그러나 면역성 알레르기 질환과 이런 미량 원소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서로 상충되는 결과도 많이 보고됐다.
 

최근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박영민 교수(사진 왼쪽부터), 한양대병원 피부과 서현민 교수, 가톨릭의대 한경도 박사팀이 아연 수치와 알레르기 반응에 대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0년 제5차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이용했다. 혈청 수치와 알레르기 항원 수치가 조사된 1867명을 대상으로 혈청 내 아연 농도와 ‘알레르기 항원 특이 면역글로불린E(이하 IgE)’ 수치의 상관 관계를 확인했다. 총 lgE는 알레르기 반응 정도를 확인하는 수치로,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환자 군에서 높은 경향을 보인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아연 수치가 감소 할수록 IgE 수치가 올랐다. 특히 총 IgE와 집먼지진드기 특이 IgE, 바퀴벌레 특이 IgE, 개 특이 IgE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아연 수치가 높을수록 IgE 수치가 낮아지는 것도 확인했다. 체내 아연이 부족할수록 알레르기성 면역 반응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지현 교수는 “아연이 어떤 방식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히스타민’ 분비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의 2017년 10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아연 결핍은 세계적인 문제다.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아연 결핍증을 겪고 있다. 국내에선 임산부의 76.3%가 아연 부족에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체내에 저장되지 않으므로 아연이 함유된 음식을 통해서 주로 섭취할 수 있다. 육류와 굴, 조개류,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에 풍부하다.
 
평소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아연 섭취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채식주의자와 끼니를 잘 거르는 사람, 임신한 여성, 수유 중인 여성은 아연 결핍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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