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함께 사라지는 시력…흡연자 습성 황반변성 위험 50% 더 높아

박정렬 기자 2018.01.25 15:03

세브란스병원 51만명 코호트 조사. 현재 흡연할 경우 발생 위험 65%나 높아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실명을 일으키는 습성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성수·임형택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검진 코호트를 바탕으로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간의 관계를 조사해 그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국민건강보험 검진 코호트는 2002~2003년 국가 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의 약 10%(약 51만명)에 10년 간 의료기관을 이용 실적(건강보험 청구내역)을 담은 자료다. 코호트는 특정 공통점을 갖는 한 집단을 일정 기간 추적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성수(왼쪽)·임형택 교수 [사진 세브란스병원]

이번 조사에서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국가검진을 통해 흡연 여부를 확인한 뒤, 대상자에게 2009년 8월부터 2013년 12월 사이 습성 황반변성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살폈다. 여성은 흡연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남성 집단만 연구대상으로 삼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세부적으로 연구팀은 나이·체질량·신체활력징후·동반질환 등이 비슷한 흡연집단(최근까지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과거 담배를 피웠던 집단)과 비흡연 집단 각각 6만4560명을 선별해 향후 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조사기간 동안 습성 황반변성 환자는 비흡연 집단의 경우 154명, 흡연집단은 227명이 발생했다. 다른 위험 인자를 보정한 후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의 관계만을 따진 결과 흡연집단은 비흡연 집단 보다 습성 황반변성 위험도가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실명을 유발하는 습성 황반변성 위험도가 약 50%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나아가 연구팀은 과거 흡연을 했지만 현재는 금연 중인 집단(1만9688명)과 현재 흡연 중인 집단(4만4872명)도 각각 구분해 위험도를 조사했다.이에 따르면 조사기간 금연집단은 60명, 현재 흡연집단은 167명에게 각각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했다. 비흡연 집단과 비교해 금연 집단은 21%, 흡연 집단은 65% 습성 황반변성 위험도가 높았다.

습성 황반변성은 우리나라 40세 이상에서 연평균 1만 명당 3명 가량 발생하며 성인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에 까맣게 보일 때 의심해야 한다.

김성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시아인에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 간의 관계를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라는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현재 흡연 중인 집단 보다 금연 집단에서 습성 황반변성 발생률이 낮은 만큼, 한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이 왔거나 건성 황반변성이 있는 등 고위험 집단은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영국안과학회지'에 "흡연과 습성황반변성 국가기반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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