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건강, 지켜야 산다] #11 노인 실명(失明) 부르는 3대 안(眼)질환

배지영 기자 2017.05.29 11:40

망막질환을 예방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100세 시대입니다. 노년에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를 꼽으라면 ‘눈’을 꼽는 사람이 많은데요,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속담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겠죠. 하지만 건강한 눈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주의해야 할 질환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입니다. 이 세 가지 질환은 실명(失明) 원인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안질환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망막에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것인데요, 망막은 카메라로 따지면 상이 맺히는 필름에 해당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망막에 침착물이 쌓이면서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망막 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됩니다. 실버 건강, 지켜야 산다’ 열한 번째 주제는 ‘노인 실명 부르는 3대 안(眼)질환’입니다.
 

시야 가장자리 흐려지면 녹내장, 안압 높아져 생겨

3대 실명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녹내장입니다. 매년 꾸준히 늘어 현재 76만여명의 환자가 녹내장으로 치료받고 있다고 합니다. 녹내장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안압인데요, 눈 안쪽은 1분에 1㎛(마이크로미터)씩 물이 만들어집니다. 
이 물은 동공 앞쪽으로 나왔다가 홍채 뒷쪽으로 빠져나기를 반복하는데요, 하지만 40세 이후부터는 빠져나가는 길이 좁아져 안압이 조금씩 높아진다고 합니다. 보통 10~21㎜Hg의 안압을 나타내지만 그 이상 높으면 시신경을 압박합니다. 
녹내장이 생기면 시야의 가장자리가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액자를 볼 때 중심 부위는 잘 보이는데, 가장자리 둘레부위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녹내장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안압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이 생기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튀김·육류 등의 고지방 식사를 오랜 기간 즐긴 사람은 혈관에 지방이 쌓여 직경이 좁아집니다. 망막 주변은 신장과 함께 가장 많은 미세 혈관이 얽혀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혈액 순환이 잘 안되면 시신경이 망가져 시력이 떨어집니다.
 

시야 군데군데 점박이 박힌 듯...당뇨망막병증 

둘째로 많은 질환은 당뇨망막병증입니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관 세포가 빨리 손상되는데요, 당 수치가 높은 피는 혈관을 잘 갉아먹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혈관이 점점 약해져 망막 주위 혈관에 구멍이 나기 쉽고 피가 새어나와 망막 여기 저기에 퍼져 시력이 확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보통 당뇨병이 생긴 5년 후부터 혈관 파괴가 급속도로 진행됩니다. 통계적으로 매년 전체 당뇨병 환자의 5%가 당뇨망막병증에 걸리고, 당뇨병 발생 20년 후에는 2명 중 1명이 당뇨망막병증을 앓는다고 합니다. 
당뇨망막병증은 시야의 군데 군데 점박이가 생긴듯한 증상을 겪는데요,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을 완전히 상실해 실명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시야 중심부 안 보이면 황반변성

마지막은 황반변성입니다. 시야의 중심 부위가 잘 보이지 않으며, 건물이 휘는듯한 증상이 있다면 황반변성이 아닌지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가운데 부위인 황반이 손상되는 질환인데요, 황반은 수정체를 통과한 물체의 상이 맺히는 중심부로, 약 1㎜ 정도의 작은 반점 모양입니다. 
물체를 볼 때 일을 많이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망막 중에서도 가장 많은 혈관이 밀집돼 있습니다. 황반이 변성되는 가장 큰 요인은 노화인데요, 20세부터 세포는 성장을 멈추고 노화로 접어듭니다. 황반도 20세부터 퇴화를 시작합니다. 황반에 몰려 있는 시세포와 혈관이 천천히 퇴화하다 50~60세가 되면 노화의 정도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고혈압이 있거나 지방 과다 섭취 등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 사람은 황반변성이 더 빨리 진행됩니다. 
황반 부위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보상 작용으로 신생혈관이 생기는데, 이 혈관이 약해서 잘 터집니다. 황반부위에 출혈이 생기면 시력은 급속히 나빠지게 됩니다.
 

항산화식품 많이 섭취하고 금연해야 

이런 망막질환을 예방하려면 혈관 건강을 지키는 게 핵심입니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은 결국 미세혈관이 막혀 생기고, 녹내장도 눈의 압력 이외에는 혈액순환 장애가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식습관 관리가 최우선입니다. 고지방·고콜레스테롤 음식은 혈관에 때를 끼이게 하기 때문에 이들 음식을 멀리해야 합니다.
둘째는 항산화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입니다. 특히 망막 중심부의 황반은 노란 색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들 색소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는 게 황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녹황색 채소는 당근·사과·토마토·키위 등입니다. 
또 루테인 성분이 든 건강기능식품도 황반 보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혈액 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은행잎 성분 혈액순환개선제를 보조식품으로 추천하기도 합니다. 
셋째는 금연입니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자외선 차단인데요, 자외선은 수정체 뿐 아니라 황반 부위의 노화도 촉진시킵니다.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창이 큰 모자를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다섯째는 정기 검진입니다. 3대 실명 질환 모두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습니다. 40세 이후부터는 매년 시력과 안압검사, 안저검사(망막 혈관을 보는 검사)를 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녹내장은 말기가 될 때까지 안압이 정상이거나 시력이 1.0까지 나오기도 하므로 안저검사를 꼭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녹내장은 빨리 안압 떨어트려야

만약 질환이 발견됐다면 빨리 치료하는 게 좋습니다. 녹내장은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먼저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점안하고, 입을 통해 안압하강제를 복용하고, 삼투압제를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등의 처치를 통해 신속히 안압을 내려야 합니다. 약물로 조절이 안되면 물이 빠져나가게 하는 통로를 만드는 수술로 안압을 낮춥니다. 병의 진행을 늦추긴 하지만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복구시킬 수는 없습니다.
당뇨망막병증은 우선 혈당을 열심히 관리해 혈관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합병증이 생겼다면 혈관벽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약물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망막 혈관이 망가져 신생혈관(약해서 터지기 쉬움)이 많이 생겼다면 더이상 못 자라도록 막는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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