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넘어진 상처, 밴드 붙일까 연고 바를까

김진구 기자 2017.04.21 15:57

헷갈리기 쉬운 가정 속 응급처치법

8살 아들이 울며 들어왔다. 어디서 넘어졌는지 왼쪽 무릎에 상처가 나 있었다. 아빠인 허재혁(35·가명)씨는 당장 구급상자를 열었다. 소독약, 밴드, 연고 등이 다양했다. 당황스러웠다. 어떤 걸 써야할지 몰랐다. 평소라면 부인이 소독·지혈 및 간단한 치료를 했겠지만 마침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봄을 맞아 야외활동이 늘면서 가정과 학교·직장에서 발생하는 가벼운 외상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독·지혈 후 밴드를 붙이는 방법으로 상처를 관리하지만, 모든 상황에 맞는 건 아니다. 상처 부위와 크기에 따라 적절한 방법이 다르다. 잘못 대처하면 오히려 상처를 덧나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빨간약·과산화수소수 대신 수돗물
 

긁히거나 베였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상처 부위로 감염이 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가장 먼저 상처 부위의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이때 흔히 찾는 게 ‘빨간약’으로 알려진 포비돈 요오드 또는 과산화수소수다. 이런 소독약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상황에는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 수돗물이나 생수로 씻어내는 걸로 충분하다.


오히려 상처 깊숙이 침투해 손상을 줄 수 있어서다. 신경에 과한 자극이 가해져 통증만 더 심해진다.


간혹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상처부위를 입으로 빨아내는 경우가 있는데, 입안의 세균에 의해 감염될 위험만 키우는 행동이다.


상처부위 이물질을 제거했다면 지혈을 한다. 세척된 마른 수건이나 천으로 상처 부위를 지그시 누른다. 피가 멈추지 않는다고 상처 부위를 천으로 꽉 묶으면 안 된다. 피가 통하지 않아 허혈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가 완전히 찢어졌다면 응급처치만으론 지혈이 어렵다. 세척한 후 마른 천으로 살짝 누른 채 병원을 찾아 봉합해야 한다.

습윤밴드 붙여야 흉터 안 남아


소독과 지혈이 완료됐다면 증상에 따라 적절히 상처를 관리한다. 가벼운 찰과상 정도라면 물기를 닦아낸 후 습윤밴드를 붙이는 게 좋다. 필요에 따라 붕대나 반창고를 덧대 습윤밴드를 고정하는 것도 좋다.


일반 밴드와 달리 상처 부위의 진물을 흡수한다. 피부 표면이 딱딱한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적절히 습윤한 환경을 만든다. 딱지가 앉으면 피부에 흉터가 남기 쉽다.


상처가 나을 때까지 주기적으로 습윤 밴드를 교체하는 게 좋다. 교체 시기는 진물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진물이 많이 나오는 초반엔 자주 갈아주는 게 좋다. 진물이 밴드에 90% 정도 흡수됐을 때 교체한다. 진물이 거의 나오지 않게 됐다면 3~4일 정도 더 붙인 후 떼면 된다.

연고는 일주일 이상 발라선 안 돼


감염 우려가 있거나 감염이 발생한 상처에는 소독 후 연고를 발라야 한다. 항생제가 포함된 연고는 흙이나 기타 오염물질이 상처 부위에 묻은 경우, 상처가 크고 깊은 경우에 사용하는 게 좋다.


약을 바르기 전 손과 상처부위를 깨끗이 하고, 소량을 1~3회 바른다. 항생제 연고는 1주일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이 기간이 넘어도 효과가 없다면 사용을 중지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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