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면 그냥 연고 바른다고요? 항생제 내성 생겨요

권선미 기자 2017.05.18 09:15

올바른 연고 사용법

칼에 베였을 때, 넘어져 상처가 생겼을 때, 이유없이 가려울 때, 물집이 생겼을 때…. 피부 질환이 생기면 무턱대고 연고를 바르기 쉽다. 하지만 증상에 맞춰 적절히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피부 혈관이 부어오르거나 심하면 전신 독성으로 곤혹을 치룰 수 잇다. 피부에 바르는 연고제는 약 성분에 따라 사용법이 다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도움말로 피부연고제의 올바른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정리했다.

항생제 연고, 상처가 심할 때만 제한적으로 

피부가 긁히거나 상처가 났을 때는 항생제 성분이 들어있는 연고를 바른다. 복합마데카솔이나 후시딘 같은 연고가 대표적이다. 무피로신, 푸시드산, 겐타마이신, 바시트라신 같은 성분으로 만든다. 항생제 연고는 벌어진 상처를 통해 세균번식을 억제해 2차 세균 감염을 막는다. 단순 상처보다는 감염·오염된 상처에만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항생제 연고도 일종의 항생제다. 반복·지속적으로 사용하면 항생제 내성균(비감수성균)이 증식할 수 있다. 세균은 항생제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빠르게 변한다. 같은 종류의 항생제를 오래 사용하면 내성이 생겨 더이상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다. 가능한 단기간만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바르는 항생제의 치료기간 1주일 이내다. 이 기간이 넘어서도 효과가 없다면 사용을 중단하고 의약사와 상담한다.

바르는 범위도 최소화한다. 바르는 항생제 연고는 작고 경미한 상처치료에 사용하는 국소외용제다. 약을 넓게 펴 바르면 피부를 통해 약 성분 흡수가 많아져 전신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겐타마이신·네오마이신 등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 성분은 신장 장애, 난청 같은 부작용을 유발해 주의해야 한다.


항생제 연고를 바르기 전에 유효기간을 반드시 확인한다. 개봉한지 한 달 정도 지났다면 세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개봉일자를 적어두고 오래됐거나 색이 변했다면 사용하지 않고 버린다. 

무좀균 억제하는 항진균 연고제는 정해진 치료기간 지켜야
곰팡이성 피부 질환에는 항진균제 연고를 사용해 치료한다. 쉽게 말하면 무좀이다. 곰팡이균의 일종인 무좀은 습하거나 따뜻한 환경에서 잘 번식한다. 땀으로 눅눅해진 발이 무좀에 시달리는 이유다. 물론 발 외에도 머리나 몸통 등도 곰팡이균이 번식할 수 있다. 

이럴 때는 테르비나핀, 시클로피록스 케토코나졸 같은 성분을 함유한 항진균제 연고를 바른다. 약 성분이 잘 흡수되도록 비교적 넓게 펴 바른다. 특히 몸에 생긴 곰팡이균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변이 나타난 곳뿐만아니라 경계를 넘어 8~10㎝까지 넓게 도포하는 것이 좋다. 

항진균제 연고는 증상이 나아졌다고 바로 사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무좀 같은 진균은 치료를 시작하면 방어수단으로 활동성을 줄인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져 다 치료됐다고 착각하기 쉽다. 이 때 치료를 중단하면 무좀균이 다지 활동해 재발·재감염된다. 가능한 정해진 치료 기간 동안 중단하지 않고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야 재발없이 치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번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기 시작하면 4주 동안은 꾸준히 발라야 한다.

다만 같은 무좀이라도 원인균에 따라 약효가 다르다. 또 발을 제외한 피부나 몸통은 습진, 접촉석 피부염 등 다른 피부질환으로 착각하기 쉽다. 증상 초기에 전문의에게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약을 바를 때는 필요한 용량만 면봉에 덜어 사용한다. 연고제를 직접 피부에 짜 바르면 용기에 묻은 균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기 쉽다. 

스테로이드 연고제는 사용기간·횟수 등 전문가와 상담
피부 습진이나 가려움증에는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사용한다. 히드로코르티손, 프로피온산덱사메타손, 길초산프레드니솔론 등을 주성분으로 한다. 염증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어서 대부분의 피부질환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다만 항문이나 눈꺼풀 등 피부가 얇고 흡수력이 높은 부위에는 사용을 최소화한다.

스테로이드 연고제는 증상이 개선되면 곧바로 사용을 중단한다. 필요 이상으로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확장된다. 튼살이나 여드름이 생기고 상처치유가 늦어진다. 심하면 호르몬 이상으로 쿠싱증후군 같은 전신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피부 장벽이 미성숙한 영유아나 소아는 스테로이드 연고제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성인보다 체중당 체표면적의 비율이 커 같은 양의 약을 발라도 더 많이 흡수될 수 있다. 그만큼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높다. 이런 이유로 약을 바른 후에는 통풍에 신경써야 한다. 반창고를 붙이거나 기저귀를 차면 밀봉효과로 피부의 약물 흡수율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한다. 

나이가 많은 고령자도 마찬가지다. 피부가 얇아 국소 스테로이드의 투과율이 증가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사용할 때는 사용기간, 횟수, 바르는 양 등을 의약학 전문가와 자세히 상담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술이 부르터서 물집이 잡혔을 때는 아시클로버 성분으로 만든 항바이러스 연고제를 바른다. 통증·가려움증을 줄이고 물집이 넓게 퍼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는다. 입술 포진이나 대상 포진처럼 바이러스로 생긴 물집은 피로가 쌓이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나타난다. 입술 주변의 피부가 가렵고 크고 작은 물집이 올망졸망 무리를 이뤄 퍼진다. 바이러스가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 약을 바를 때 면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일 항바이러스 연고제를 일주일 정도 사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전문의와 상담하고 다른 치료법으로 변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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