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병원 문 일찍 두드리세요, 의외로 쉽게 임신할 수 있어요

배지영 기자 2017.04.17 09:17

난임 극복 캠페인 ‘희망이 생명을 만든다’①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다양한 원인 중 ‘난임’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10여 년 전 10쌍 중 한 쌍꼴이었던 난임 부부는 6쌍 중 한 쌍꼴로 늘었다. 늦은 결혼, 자궁질환 증가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레 겁먹고 병원을 늦게 찾는 것도 난임 증가를 부추긴다. 중앙일보는 마리아병원과 함께 난임 극복 캠페인을 진행한다. 첫 주제는 ‘생각보다 쉬운 난임 치료’다.
 

임신 성공률 높은 신기술 다양
약물 복용, 주사제도 크게 발전


난임의 의학적 정의는 ‘결혼 후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마리아병원 임진호 대표원장은 “10~20년 전에는 이유를 알아도 치료법이 없을 때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원인만 알면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의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원인 찾으면 대부분 치료

우선 배아를 키우는 기술이 진화했다. 단계별로 단백질·탄수화물 등 에너지 공급, 산소·이산화탄소·질소 농도와 산도 등 여러 환경 요건이 달라져야 하는데, 이런 배양 노하우가 크게 발전했다. 마리아병원 임경실 부원장은 “우리 병원 같은 경우도 단계별 맞춤 배양액을 쓴 뒤 시술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미세수정법도 발달했다. 마리아병원 문경용 진료과장은 “예전에는 200배 배율 정도로 정자를 봤다면 요즘은 6000배 이상의 고배율로 정자를 선별하는 기술을 사용하기도한다”며 “결함이 없는 정자를 골라내는 기술이 발달해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타임랩스 시스템 도입도 성공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예전에는 배아가 잘 발달하고 있는지 하루 한 번씩 꺼내 확인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공기에 노출되고 온도가 달라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타임랩스 시스템은 배아가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실시간으로 관찰해 결함이 없는 최고의 배아만 선별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밖에 배아를 냉동시키고 해동시키는 기술, 보조부화술 등의 발전으로 임신 성공률이 높아졌다.

문제는 난임병원을 찾는 시기다. 임 부원장은 “보통 임신이 안 되는 것을 인지한 후 1~2년이 지나서 난임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난임병원은 시술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 처음부터 잘 방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간단하게 주사만 맞거나 배란일만 맞춰도 쉽게 임신할 수 있는 상태인데도 마음 고생, 시간 허비를 하다 뒤늦게 오는 분들을 볼 때 가장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마리아병원에서 진료받은 신모(31)씨의 경우가 그렇다. 결혼 2년 동안 임신이 안 됐지만 난임병원에 갈 생각은 못했다. 한의원에서 보약만 지어 먹기를 수십 번. 하지만 병원에 와서 간단한 검사를 해본 결과 다른 이유는 없고 배란이 불규칙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씨는 주치의가 처방한 배란유도제만 복용하고 다음 달 바로 임신에 성공했다.

김모(34)씨는 남편에게 문제가 있던 경우다. 결혼한 지 3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았지만 몸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남편도 근육운동을 즐겨 해 건강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침 치료와 식이요법 등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결국 마리아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난임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자 수가 적은 데다 정자 운동성도 크게 떨어졌다. 좋은 정자만 골라 농축해 인공수정(정자를 여성의 질 속으로 넣어주는 시술법)을 한 결과 김씨는 한 번에 임신했다.

정모(36)씨는 나팔관이 막혀 있는 경우였다. 동네 산부인과에서 임신 날짜만 받아 부부관계를 했지만 1년이 넘게 임신이 되지 않았다. 난임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은 결과 나팔관 양쪽이 모두 막혀 체내 수정이 이뤄질 수 없는 상태였다. 바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진행해 임신에 성공했다. 문 과장은 “아주 사소한 문제가 임신을 가로막고 있는 경우도 의외로 많아 조기 검진과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건강검진을 하는 것처럼 가임 능력을 미리 체크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난자 수 미리 검사해야

전문가들은 당장 임신 계획이 없더라도 난임병원에서 검사부터 받아두라고 조언한다. 간단한 혈액검사인 AMH(항 뮐러관 호르몬)검사만 받아도 도움이 된다. 난자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알려주는 검사다.

AMH 수치는 20대 중반부터 줄기 시작해 30대 중반엔 20대 초반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만큼 임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에 비해 수치가 낮다면 임신을 서둘러야 한다. 문 과장은 "학업이나 직장 등의 문제로 당장 임신이 어렵다면 난자를 냉동시켜 놓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결혼 후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는 AMH검사 외에 나팔관검사, 자궁초음파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 난소나 자궁에 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치료하면 자연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시술은 그래도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에 받는다. 보통 인공수정 3~4회(고령인 경우 1~2회) 후 임신이 되지 않으면 시험관아기 시술을 한다. 난소 기능이 많이 떨어진 여성은 시험관아기 시술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임 부원장은 “최근에는 반복적인 시험관아기 시술로도 임신이 잘 되지 않을 때도 유전적·면역학적 요인, 혈전을 만드는 요인이 있는지, 임신을 방해하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 정밀검사를 해보고 이를 치료해 결국 임신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부터 난임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임신 계획을 잡으면 난임 극복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마리아병원 공동 기획
시험관아기 무료 시술 참여 부부 10쌍 모집


마리아병원과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희망이 생명을 만든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10쌍의 난임 부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무료 시험관아기 시술 지원을 통해 행복하고 건강한 임신을 돕는 캠페인이다. 무료 시술 대상 부부 10쌍은 사연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사연을 통해 임신에 대한 힘찬 의지를 밝히고 그동안 받은 난임 치료 이력(난임 원인, 난임 시술 횟수 등)을 상세히 적어 보내면 된다.

선정된 부부는 마리아병원의 전문적이고 선진적인 시스템을 통해 시험관아기 시술을 1회 지원받는다. 모집기간은 4월 17일부터 5월 7일까지며, 무료 시술 대상자는 5월 15일에 발표한다. 사연은 e메일(jhealth@joongang.co.kr)로 접수시키면 된다.

문의 02-6416-3806 혹은 jung.ji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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