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3개월 전 ‘미니뇌졸중’ 반드시 포착하라

김진구 기자 2016.11.18 15:04

대동맥 원인 가능성 높아…“겨울철 야외 아침운동 특히 주의해야”

김용모(65·가명)씨는 지난 5월 갑자기 10초 정도 눈앞이 깜깜해지며 보이지 않는 현상을 경험했다. 눈에 문제가 있나 해서 안과를 찾았지만 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내 별일이 아니라고 넘겼지만, 사흘 뒤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눈을 떴을 때 의사는 대동맥이 혈전으로 막혀 심한 뇌졸중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미니뇌졸중이란 24시간 안에 사라지는 경미한 뇌졸중 증상이다. 공식 명칭은 ‘일과성뇌허혈증’으로, 심각한 뇌졸중의 예고편 격의 증상이다.

 

보통 미니뇌졸중이 나타난 후 3개월 안에 실제 뇌졸중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뇌졸중을 겪은 환자 10명 중 4명은 미니뇌졸중을 겪었다고 털어놓는다.

 

미니뇌졸중은 대개 심장에서 가까운 혈관인 대동맥이 협착하면서 발생한다. 보다 얇고 심장에서 먼 소동맥이 협착했을 때에 비해 피가 흐르는 데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뇌졸중으로 인한 후유장애가 훨씬 크다는 의미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는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 뚫리는 현상이 반복하는 과정에서 경미한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 이내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히 치료하면 경미한 정도에서 예방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심각한 뇌졸중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시야장애·보행장애·두통 등 눈여겨봐야

미니뇌졸중의 증상은 뇌졸중의 주요 증상과 거의 같다. 다만 증상이 경미하거나 짧게 지나가는 데 그친다.

 

   
 

뇌졸중의 5대 증상은 ▲갑작스런 한쪽 팔다리 또는 얼굴에 나타난 마비·감각이상 ▲의식장애 혹은 언어장애 ▲시야장애 ▲어지럼증에 의한 균형장애 또는 보행장애 ▲원인이 불분명한 심한 두통 등이다.

 

편측마비나 의식장애의 경우 평소 겪는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알아채기 쉽지만, 다른 증상은 간과할 가능성이 크다.

 

장민욱 교수는 “특히 갑작스럽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야장애의 경우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하고 안과에서 간단한 검사를 받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경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뇌졸중 전조증상일 수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2년에 1번 경동맥 초음파검사로 예방

특히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나 흡연·음주를 자주 한다면 조심해야 한다. 부정맥(심장박동이 불규칙한 상태) 환자도 고위험군이다.

 

요즘 같은 날씨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외부활동을 시작하면 혈압이 올라간다. 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되는 아침에도 혈압이 올라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민욱 교수는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뇌졸중 위험요소를 갖고 있는다면 갑작스런 외부활동이나 아침운동을 할 때 주의해야 하며, 실내에서 충분히 몸을 풀고 방한에 신경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모든 뇌졸중이 미니뇌졸중을 거쳐서 발생하는 건 아니다. 무증상성 뇌졸중 환자도 적지 않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2년에 한 번씩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받아 뇌졸중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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