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부정맥, 치료 후 재발 막으려면

김선영 기자 2016.10.21 13:28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 등 적절한 치료법 찾아야

3년 전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장모(59)씨. 치료를 받은 후 완치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다시 가슴 두근거림과 어지러움 증상을 느꼈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부정맥이 재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부정맥(심방세동)을 치료하고도 재발할 확률이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부정맥은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부정맥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몸속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낮밤의 일교차가 큰 요즘엔 부정맥 발작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부정맥 치료법을 알아본다.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 줄여야

정상인의 심장 박동은 분당 60~100회다. 부정맥은 이 기준을 벗어난 경우를 말한다. 심장박동이 정상보다 느린 서맥, 정상보다 빠른 빈맥, 빈맥이면서도 가슴이 뛰는 느낌이 불규칙한 심방세동 등이 부정맥에 포함된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가장 흔히 나타난다. 심부전을 일으키고 사망률을 2배 이상 높여 돌연사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뿐만 아니라 뇌졸중(뇌경색) 위험을 5배 이상 증가시키기 때문에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정상 심장 리듬으로 되돌아오도록 항응고제(항혈전제) 같은 약물치료를 하는데, 그 효과는 절반 이하로 1년 후 대부분 재발한다.

따라서 부정맥이 발생하는 원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부정맥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를 피해야 한다. 항부정맥제 같은 약물치료 역시 시도해볼 수 있다. 그러나 반응이 좋지 않거나 증상이 재발할 때에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해 부정맥의 주요 원인 병소인 폐정맥을 격리시키는 방식이다. 볼펜심 굵기 만한 가느다란 카테터(도자)를 심장으로 넣어 부정맥이 지나는 길목을 고주파로 절제한다.

뇌졸중 예방, 좌심방이 폐색술 도움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뇌졸중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와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한다. 그러나 고령이나 만성질환자, 뇌졸중 기왕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오히려 부작용이 많아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이럴 땐 ‘좌심방이 폐색술’을 시행하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특수 기구를 이용해 좌심방이를 폐쇄해 혈전이나 색전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차단하는 시술이다. 이미 뇌졸중 예방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일상생활에서 부정맥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짜지 않은 식단과 함께 음주, 흡연, 과식, 카페인(커피·녹차·콜라) 섭취, 과로,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이나 코골이가 있는 사람은 부정맥 시술을 해도 재발이 잘되므로 체중 감량과 양압기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는 “부정맥은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치료 후에도 재발이 많다”며 “제대로 된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과 전문 의료진을 찾아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 뇌졸중의 위험을 낮추고 완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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