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이유? 이명(耳鳴)"

배지영 기자 2016.10.07 15:29

전영명 소리귀클리닉 대표원장

달팽이관에서 소리를 감지한 뒤 뇌에서 소리를 지각하기까지는 단 0.2초,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 모든 종류의 상호작용이 발생한다. 청각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활동의 변화는 주변에 아무런 소리가 존재하지 않을 때조차 뇌에서는 소리로써 인식을 하게 된다. 이것을 우리는 ‘이명’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명은 단지 소리가 들린다는 것 이외에 많은 추가적인 증상을 일으킨다. 왜냐하면 조기경보 효과가 계속되면 사람은 항상 경계태세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명이 있는 사람은 항상 불안해하고 화, 짜증을 잘 내며 집중을 할 수 없게 된다.

전체 인구의 약 90%가 살면서 한번 이상의 이명을 경험하며, 17%가 이명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중 일부만이 병원을 찾고 약 1%만이 이명으로 인해 정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현대 이명이론은 이명이 내이 속 달팽이관에 있는 청각세포의 손상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실제 이명은 손상된 내이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뇌의 잘못된 인지프로그램에서 기인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어떤 소리는 기분이 좋고 어떤 소리는 참기 어려우며, 동일한 소리라고 해도 상황에 따라 참을 수 있는 경우와 참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기차 길 옆의 호텔에 묵게 되는 경우 처음 며칠은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잠에서 깨게 되나 차츰 뇌는 무의식적으로 지나가는 기차 소리가 아무런 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귀는 기차소리를 뇌로 전달하지만 그 소리가 인식되지 않아 잠은 잘 깨지 않게 된다.

뇌의 무의식프로그램을 잘 개발해서 이명 소리를 중요하지 않은 소리로 판단하게만 한다면 그 사람은 이명을 의식적으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시계의 똑딱거리는 소리에 익숙해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낡은 시계를 구입했다고 하자. 처음 며칠 동안은 시계의 똑딱거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릴 것이다. 그러나 곧 당신은 시계소리에 익숙해지게 된다. -시계소리가 청각기관을 거쳐 뇌로 전달되어도 뇌의 무의식프로그램은 시계소리를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인식하지 않게 된다. 이 과정을 습관화라고 하며, 이 습관화를 이용한 이명 치료를 소위 ‘이명 재활치료’라고 한다.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모든 이명은 이상적으로 완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명은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경험하는 약물, 소음, 감기, 스트레스, 만성 피로, 퇴행성 변화 등 수 많은 부정적 요인에 의해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경고등이며, 이를 계기로 잘못된 습관이나 환경 등을 능동적으로 바꾸어나가고자 한다면, 우리 뇌의 이명 프로그램은 효과적으로 바뀔 것이며, 이명뿐만 아니라 다른 건강도 아울러 함께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 전영명원장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국내 최초 귀전문클리닉을 설립했다. 국내 바하 임플란트 최다 시술자이며 외이도 성형술, VSB중이이식보청기, EAS/Hybrid 인공와우 최고 시술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인공와우 수술 환자의 약 25%가 전영명 원장이 이끄는 소리귀클리닉에서 수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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