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피부도 늙는다...다크서클·여드름 악화되기 쉬워

류장훈 기자 2016.08.04 16:46

혈액 내 이산화탄소 증가하면 얼굴 칙칙...사전·사후관리 필요

여름이면 피부는 고통받는다. 피부 관리도 느슨해지기 쉬워 자칫 피부를 망칠 수 있다. 높은 기온과 습도에 보습의 필요성을 무시하기 쉽다. 땀과 피지로 쉽게 번들거리는 피부는 ‘적게 바르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피부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열대야로 인한 다크서클과 더위 속 커지는 모공, 잦은 야식으로 인한 여드름 등 여름철 피부는 3중고를 겪는다.

   
 

열대야에 짙어지는 다크서클

한밤중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져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날이 늘고 있다. 열대야로 인해 잠자는 시간이 줄면 눈이 피로해진다. 자연히 눈가의 혈액순환이 어려워지게 되고 눈 밑에 혈액과 노폐물이 축적돼 다크서클이 생긴다.

‘피곤한 눈(fatigue eye)’이라고도 불리는 다크서클은 눈 아랫부분이 초승달 모양으로 거무스름해지는 것을 말한다. 눈 밑이 어두워지기 때문에 남들에게 병약하고 피곤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전체적으로 얼굴이 칙칙해 보이고 실제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인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다크서클은 수면 부족, 피로,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 많이 나타난다"며 "피로나 스트레스는 혈액 내 이산화탄소를 증가시켜 혈액을 더욱 검게 만든다”고 말했다.

다크서클이 짙어지면 따뜻한 타월과 냉타월을 교대로 눈가를 찜질해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주는 것이 좋다. 또 눈의 피로를 풀기 위해 눈을 감고 눈동자를 위·아래, 양 옆으로 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전과 오후 한 번씩 해주면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또 눈을 자주 비비는 습관은 혈액이 눈 밑에 고이는 것을 부추길 뿐 아니라 색소 침착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눈 화장을 지울 때는 눈 전용 리무버를 면봉이나 화장솜에 묻혀 깨끗이 닦아낸다.

정도가 심한 사람은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한 뒤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 불면과 같이 신체 컨디션에 따라 생긴 다크서클은 '퍼텍타', '엑셀V' 등의 혈관제거 레이저를 통해 혈관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여름이면 넓어지는 모공

여름만 되면 피부 번들거림이 심해지고 모공이 유난히 넓어 보인다. 더운 날씨 때문에 실제로 모공이 넓어지기도 하고, 여름철 옅어진 화장 때문에 모공이 더욱 잘 드러나서다. 

피지선에서 만들어진 피지는 모공을 통해 흘러나온다. 보통 피부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약 10%씩 증가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체온은 계속 올라가고 피지는 과다 생산된다. 피지의 양이 급증하면 이를 배출하는 모공도 확장되기 마련. 확장된 모공은 나이를 들어 보일 뿐 아니라 다른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여름에는 염증을 일으키기도 쉬워 여드름과 블랙헤드까지 유발한다.
 
하지만 모공은 한번 늘어나면 원상 복구가 매우 힘들다. 피지를 줄이려면 우선 부지런해야 한다. 꼼꼼한 클렌징은 필수다. 미지근한 물로 하루 2회씩 폼클렌징을 이용해 깨끗이 세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는 동안에도 피지가 많이 분비되므로 아침에도 폼클렌징을 사용하는 게 좋다. 피지와 오염물질이 모공에 뭉치면 세균 번식을 활성화시켜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므로 피부에 직접 닿는 타월과 베개, 화장용 퍼프 등은 자주 세탁해 세균 번식을 막도록 한다.

피부에 수분이 부족하면 피지가 더 많이 생기는 만큼 평소 수분스킨 및 워터 스프레이로 수분을 공급해 준다. 더운 날씨로 피지량이 증가해 커진 모공은 피부 온도를 식혀 피지량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커진 모공이 보기 싫은 정도라면 피지선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억제시키는 '뉴스무스빔' 레이저나 모공안의 콜라겐생성을 촉진하는 '듀얼프락셀' 레이저로 모공주위를 조여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잦은 야식에 심해지는 여드름

유난히 긴 여름 밤에는 야식도 많이 먹게 된다. 야식은 숙면을 방해하고 몸을 더 피로하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부신피질 호르몬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이 호르몬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분비가 많아져 여드름이 생긴다. 또 야식을 먹은 후 충분히 소화시키지 못한 상태로 잠들면 위와 장에 무리가 가서 여드름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야식의 주 메뉴인 치킨·피자·라면 등 기름진 음식은 여드름 촉진과 관련이 있다.

출출함에 야식을 꼭 먹어야 한다면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인스턴트 식품 대신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비타민이 함유된 야채와 제철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가능한 한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도록 한다. 야식을 먹을 때는 음주를 하게 되기 마련인데, 술을 마시면 피부 표면의 온도가 높아져 피부층의 수분을 증발시킨다. 수분이 부족한 피부는 잔주름이 쉽게 생길 수 있고 피부세포의 대사가 떨어져 피부 면역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담배 역시 니코틴이 피부의 탄력섬유인 콜라겐을 손상시켜 주름을 유발해 피부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술·담배·커피 같은 자극적인 기호식품은 피하고 갈증이 날 때는 생수를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을 예방하려면 피부에 쌓인 땀과 피지, 노폐물 등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최광호 원장은 “귀가 후 화장을 먼저 지우고 미지근한 물로 이중 세안을 하되, 머리카락이 여드름을 자극하고 이물질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여드름을 감추기 위한 두꺼운 화장은 여드름을 악화시키므로 화장은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 생긴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라면 '뉴스무스빔' 레이저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드름의 직접적 원인인 피지샘을 파괴해 피지 분비를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여드름이 얼굴 전반에 넓게 퍼져 있거나 염증이 심한 경우에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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