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열대야에 면역력 '뚝' 대상포진 '쑥'

김선영 기자 2016.08.11 10:12

휴식 취하고 제때 통증과 물집 치료 시작해야

직장인 손유자(64)씨는 체력이 약해져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량이 적었던 김씨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운동을 갑작스럽게 했다. 약간의 근육통으로 평소보다 피곤하기는 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1주일 동안 무리한 운동 후 심한 몸살 감기에 걸렸다. 특히 어깨와 팔에 통증이 심했다. 피부에는 수포까지 생겼고 급기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견디다 못해 통증전문병원을 찾은 결과 대상포진으로 진단 받았다.

 

   
▲ 일러스트 강일구

최근 신경 통증의 대표적 질환인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50대(17만1436명), 60대(12만4567명), 70대 이상(10만9353명) 순으로 고령층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해마다 증가해 2011년 약 53만 명에서 2015년 약 67만 명으로 약 27% 증가했다.

여름철 발병률 급증, 오십견으로 오인하기도

대상포진은 여름철에 많이 발병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상포진 월별 진료인원 현황 자료(2014년 기준)에 따르면 7∼9월 여름철 대상포진 환자 수는 다른 달(1∼6월, 10∼12월) 대비 약 16% 많았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마취통증 전문의는 "대상포진은 초기에 감기 증상처럼 시작한다. 발열과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고 배가 아프며 설사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징적 증상인 피부 발진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신경통, 디스크, 오십견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해 발생한다. 

발병하면 가벼운 피부발진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간염, 폐렴 같은 합병증을 유발한다. 50~60대 이상에서 많이 생겨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엔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 젊은 층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피부가 붉게 변하는 홍반 위에 포도송이 같은 수포 군집 형성. 사진 중앙포토

흉부·얼굴에 주로 발생, 교감신경치료 일찍 시작해야

특히 흉부에 통증이 나타나는 환자 중에는 상처 부위에 옷이 스치는 것조차 괴로워 옷 입기를 두려워한다. 얼굴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는 머리카락이나 상처 부위를 건드리면 더욱 통증이 심해져 소스라치게 놀라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이 가장 잘 생기는 부위는 흉부다. 등에서 시작해 옆구리, 가슴, 복부에 나타난다. 그 다음으로는 얼굴 부위다. 특히 이마나 앞머리 또는 뺨에 나타난다. 목, 허리, 다리에도 드물게 나타기도 한다.

대상포진이 발병했을 땐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기 위해 교감신경치료를 받는 게 좋다. 발병한 지 한 달이 지나면 대부분 신경통으로 넘어간다. 그 전에 교감신경치료를 받으면 도움이 된다. 신경통으로 이어질 경우 어떤 진통제나 신경치료에도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하다.

올바른 치료 진단 가장 중요…열습포 도움

의료장치를 이용한 치료도 할 수 있다. 통증완화 전기자극장치인 ‘페인스크램블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무통 신호를 뇌로 전달해 통증을 잊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다. 피부를 통해 치료가 진행돼 부작용의 우려가 적다. 주로 신경병성 통증 즉 대상포진, 수술 후 통증, 신경통, 디스크, 오십견, 관절 통증 같은 근골격계 통증에 효과가 있다.

대상포진 치료는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통증과 물집에 대한 대증치료로 진통제와 항바이러스제를 제때 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물집이 번지거나 터지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좋다. 발병 초기부터 바이러스 치료와 통증 치료를 함께 받으면 최소한 대상포진 치료 후 통증이 계속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찬바람을 쐬지 않고 목욕 시에는 물집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게 좋다. 통증이 심할 때는 열습포 방법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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