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어떻게 맞아야 할까

김진구 기자 2016.07.29 11:46

4가 백신 풀어보는 4가지 키워드

#. 만 12세 딸을 둔 김민주(43·가명)씨. 요즘 학부모 모임만 나가면 반드시 나오는 얘기가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얘기다. 정부가 올해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에 도입하면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두 종류의 백신 중 어느 것이 나은지, 안전성 문제는 없는지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하지만 누구 하나 속 시원히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어 찜찜한 상태로 이야기는 마무리되곤 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김씨처럼 딸을 가진 많은 학부모의 관심을 받는다. 관심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암 예방 효과는 얼마나 되는지, 생식기 사마귀는 예방되는지, 안전성은 입증됐는지, 두 종류 백신 중 어떤 걸 맞아야 할지 등이다.

백신 접종으로 자궁경부암 포함 4가지 암 예방

자궁경부암 백신은 크게 두 가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몇 가지 유형을 예방하느냐에 따라 4가 백신과 2가 백신이 있다. 네 가지 유형을 예방하면 4가 백신, 두 가지 유형을 예방하면 2가 백신인 식이다.

수많은 유형 가운데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는 16형과 18형. 4가 백신은 두 유형을 예방하는 건 물론 6형과 11형도 추가로 예방한다. 따라서 질환 예방범위가 더 넓다. 자궁경부암은 물론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을 예방한다.

자궁경부암은 98%까지 높게 예방한다. 질암과 외음부암은 100% 예방하는 효과를 인정받았다. 항문암은 77%를 예방한다. 4가 백신의 경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도입되면서 자궁경부암 예방 외에도 자궁경부암 전 단계에 대한 예방 효과도 인정받은 상태다.

전염·재발 높은 남녀 생식기 사마귀 예방

생식기 사마귀는 HPV 6형과 11형이 일으킨다. 자궁경부암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성기에 오돌토돌한 닭벼슬 모양의 사마귀를 남긴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법정 감염병 중 지정감염병으로 관리될 정도다. 남녀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으며, 주로 젊은 층에서 발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4가 백신의 경우 남성도 접종이 가능해, 생식기 사마귀는 물론 자궁경부암의 전염도 막는 효과를 낸다.

10년 이상 장기 예방효과…안전성 입증

자궁경부암 백신과 관련 안전성에 대한 루머로 인해 접종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궁경부암 백신은 2가든 4가든 10년 이상 장기추적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우리나라 정부와 유수의 학회는 물론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사협회(AMA)가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 2기 이상 발병 케이스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을 정도로 장기 예방효과가 입증된 상태다. 외음부암과 질암 역시 발생 사례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4가 백신, 국내·세계 접종 1위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한 전 세계 65개국 가운데 54개국에선 4가 백신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예방범위와 장기간 면역 유지효과 등을 고려해 4가 백신이 더 비용효과적이라는 경제성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 필수예방접종 사업의 백신을 4가 백신으로 교체했다. 우리나라는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에 2가 백신과 4가 백신을 모두 포함했다.

두 종류 백신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으나, WHO는 백신 접종에 따른 전체 인구집단의 질환 감소율을 확인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백신을 도입한 이후 HPV 유병률이 14~19세는 64%, 20~24세는 34% 각각 감소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호주에서도 백신 도입 전과 비교해 21세 미만의 여성에게서 생식기 사마귀가 89% 감소했으며, 접종을 하지 않은 21세 미만 남성에게서 87% 감소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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