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병 환자, 음식 간하는 대신 간장 올리세요"

박정렬 기자 2016.05.20 17:00

순천향대 부천병원 임희숙 임상영양사가 알려주는 식단 노하우

 만성 신부전(콩팥병)은 콩팥이 손상돼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병이다. 우리말로 ‘콩팥’이라고 부르는 신장은 성인의 주먹과 비슷한 크기로 노폐물과 수분 제거, 혈압 조절, 적혈구 생성을 돕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맡는다
 
 만성 신부전 증상을 자각했을 때는 대부분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 건강에 힘써야 한다. 식사요법이 대표적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임희숙 임상영양사는 "만성 신부전으로 식욕부진 및 체력소모가 커지면 식사 섭취량이 줄어들어 체중이 감소되고 영양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면서 "음식을 무조건적으로 제한하기 보다, 의료진과 임상영양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알맞은 식사요법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희숙 임상영양사로부터 만성 신부전 환자를 위한 4대 영양 관리 노하우를 알아봤다.
 
   
▲ 순천향대 부천병원 임희숙 임상영양사가 소개한 만성 신부전 환자를 위한 권장식단. 쌀밥, 무국, 버섯소불고기, 연근전, 호박전, 묵전, 마늘종볶음, 수삼나박김치, 떡 맛탕, 간장이다. 칼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잡곡밥 대신 쌀밥으로 대체하고, 야채는 물에 담근 후 익혀 조리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저염 김치를 이용하고, 모든 음식은 간을 하지 않고 허용량의 염분만큼 간장(2.5g)을 따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 [출처 순천향대 부천병원]
 
① 단백질 섭취 줄이기
음식물로 섭취한 단백질은 체내에서 사용된 후 ‘요소’라는 노폐물을 만들고,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그러나 콩팥기능이 떨어지면 ‘요소’를 몸 밖으로 배설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혈액 속에 쌓이게 되고, 그 결과 체내에서 독성을 나타내어 요독증을 일으키며 콩팥에 더욱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량을 환자 자신의 이상 체중당 0.6~0.8g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주요 단백질 식품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육류, 생선, 해물류, 두부, 계란, 우유 및 유제품 등이 있다.
 
② 염분 섭취 줄이기
 소금의 주요성분인 나트륨은 대부분의 자연식품에 포함돼 있다. 적은 양으로도 체내 작용을 하는데 충분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일일 평균 소금 섭취량은 ‘13.5g’인데, 권장량인 ‘5g’(나트륨환산 2000mg)으로 낮추는 것이 좋다.
 콩팥기능이 정상일 경우 필요 없는 나트륨은 소변으로 배설되지만, 콩팥기능이 떨어지면 나트륨이 몸 안의 수분을 잡아 부종을 일으키거나, 혈압을 올려 심장에 부담을 준다. 따라서 평소 음식을 싱겁게 먹도록 하고, 염분함량이 높은 인스턴트 음식 섭취 및 외식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계해야 할 식품에는 배추김치, 소금, 간장, 된장, 라면, 고추장, 국수가 있다.
 
③ 칼륨 섭취 조절하기
 칼륨은 혈관 확장 작용으로 심장 박동을 정상으로 유지해주고, 근육과 신경의 흥분도를 정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 배설이 제한된다. 체내에 칼륨이 축적되면 근육이 쇠약해지고, 부정맥, 사지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칼륨 수치가 상승했거나 소변양이 줄어든 경우엔 칼륨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고 칼륨 식품에는 잡곡, 감자, 고구마, 옥수수, 양송이, 쑥, 고춧잎, 아욱, 근대, 죽순, 취, 물미역, 늙은 호박, 바나나, 참외, 멜론, 천도복숭아, 토마토가 있다. 칼륨은 수용성 영양소로, 섭취를 줄이려면, 채소의 경우 껍질이나 줄기를 제거하고 물에 2시간 이상 담그거나, 데치거나 삶는 전처리 조리를 하면 도움이 된다.
 
④ 인 섭취 조절하기
인은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뼈와 치아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콩팥기능 저하로 혈액 내 인 농도가 상승하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와 뼈가 약해지고 골연화증,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주치의의 권고사항에 따라 인 함량이 높은 음식을 조절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잡곡, 건어물, 해산물, 사골국물, 치즈, 우유 및 유제품, 견과류, 맥주, 코코아 등에 인이 많다.
관련 기사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