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식 후 거부반응…비밀 풀었다

김진구 기자 2016.05.19 09:59

서울성모병원 연구진, 공여자 특이항체 규명

신장(콩팥)이식 수술 후 만성거부반응을 일으켜 이식신장의 기능소실을 유발하는 특정 공여자 특이항체(donor-specific HLA antibodies, 이하 DSA)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 그러나 이식 이후 공여된 신장에 대한 수혜자의 면역반응으로서 ‘만성 이식신 거부반응’이 일어나 수명이 단축되곤 했다.

원인은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항체의 검출이 용이한 다중형광비드법이 신장 이식 환자에서의 공여자 특이항체 진단에 적용되고 있으나, 다양한 특이 항체 중 어느 항체가 이식신장의 기능 소실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오은지(진단검사의학과), 정병하·양철우(신장내과), 김지일·문인성(이식외과)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총 263명의 혈액 검체를 분석한 결과, 30.0%인 79명에서 공여자 특이항체가 이식 이후 검출됐다.

검출된 공여자 특이항체를 HLA-A, HLA-B, HLA-C, HLA-DR, HLA-DQ 로 분류한 후, 이식 신장의 자세한 조직학적인 소견과의 연관성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모든 종류의 공여자 특이 항체가 이식 이후 ‘거부반응’의 발생과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공여자 특이 HLA-DQ항체(이하 DQ-DSA)는 이식신장 조직의 ‘만성거부반응’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또한 항체 검출 이후의 이식신장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다변량 분석을 실시한 결과 DQ-DSA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자인 것으로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만성적인 이식 신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이식신장의 기능 소실 발생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원인이 DQ-DSA라는 걸 증명한 것이다.

오은지 교수는 “공여자 특이항체의 임상적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는 많았으나, 그 중 DQ-DSA가 만성 항체 매개성 거부반응 발생과 연관이 있음을 자세한 조직학적 소견 분석을 바탕으로 밝혀낸 것은 본 연구가 최초”라고 소개했다.

정병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식환자에서 특이항체 중 하나인 DQ-DSA 검출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이식환자 신장의 수명을 늘리고 이식 성적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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