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은 관절을 감싸는 주머니에 염증이 생기고, 주변 조직이 딱딱해져 어깨가 굳고 운동 범위가 주는 질환이다. 뼈나 인대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이 기간이 2년 정도로 길다는 점이다. 극심한 통증을 견디기도 어렵고, 과사용으로 인한 추가 손상이 발생하기도 쉽다.
강북힘찬병원 최서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증으로 인해 어깨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관절 운동범위가 축소돼 반대쪽 어깨에도 오십견이 나타날 수 있다"며 "오십견 초기에는 진통제 등의 약물치료와 스트레칭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하고 운동치료가 효과가 없다면 주사치료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십견의 정식적인 의학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이다. 하지만 50대 전후로 흔하게 나타나는 어깨 통증이라 흔히 오십견이라고 부른다. 이런 이유로 중년에 어깨가 아프면 으레 오십견이라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십견과 혼동하기 쉬운 다른 어깨질환도 있다. 회전근개손상이 대표적이다. 오십견은 어깨 부상이 없었는데도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어깨가 마치 얼어 붙은 것처럼 굳어져 움직이기 어렵다. 팔을 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이 어려워 옷 입기, 머리 빗기 등 일상 생활이 점점 힘들어진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 수면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회전근개손상은 어깨 힘줄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난다. 별다른 부상이 없이도 나타날 수 있어 알아채기 어렵다. 어깨를 제대로 돌리기 어려운 운동범위 제한이 특징인데, 이 때문에 오십견과 구분하기 힘들다. 이때는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팔을 들어올려보자. 팔이 올라간다면 회전근개손상이지만 어깨 관절이 굳어 있어 다른 사람이 억지로 팔을 올리려고 해도 올라가지 않는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
오십견은 여성 환자가 많다. 집안일로 어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해 뼈 건강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 오십견 환자 수가 여성을 압도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9년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환자 수의 증가 폭은 남성(12.51%)이 여성(4.93%)의 3배 가량 높았다.
남성의 어깨 손상은 과격한 운동이나 잘못된 자세 등이 주요 원인이다. 굳은 어깨를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하고 배드민턴, 테니스, 수영 등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스포츠 활동 전에는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는 게 좋다. 최서우 원장은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한 후에는 온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