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되찾아주는 임플란트, 디지털 기술로 오래 안전하게

박정렬 기자 2020.05.04 09:05

[병원탐방] 크림치과

김정란 크림치과 원장은 3차원 모의 수술과 수술유도장치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임플란트 수술 성공률을 높인다. 김 원장이 구강 입체 영상을 토대로 환자의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치아의 변화는 인간의 일생을 닮았다. 인간이 태어나 사춘기를 겪고 나이 들어 죽는 것처럼, 치아도 유치에서 영구치로 탈바꿈한 뒤 서서히 기능을 잃고 썩거나 빠진다. 다만 흘러버린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도 치아는 ‘회춘(回春)’이 가능하다. 자연 치아에 버금가는 임플란트 덕분이다.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임플란트의 문턱은 한층 낮아졌다. 가정의 달인 5월, 임플란트로 부모님께 ‘젊음’을 선물해 드리는 건 어떨까.
 
튼튼한 치아는 100세 시대 건강의 초석이다. 크림치과 김정란(55) 원장은 “건강한 치아·잇몸은 고른 영양 섭취를 담보하고, 음식을 씹는 과정에 뇌가 자극돼 치매·우울증 위험도 낮출 수 있다”며 “노년기 건강을 유지하는 데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구강 건강”이라고 말했다. 손상된 치아를 대체하는 임플란트 수술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씹는 힘이 자연 치아와 비슷하고 심미적으로도 우수해 삶의 질을 중시하는 현대인이 선호한다.
 
 

입체적인 구강 빅데이터 구축 


최근에는 임플란트 수술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치료의 정확성·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크림치과는 2013년부터 디지털 임플란트 수술을 선도적으로 도입·발전시켜 왔다. 김 원장은 “임플란트는 한 개를 심어도 올바른 위치에 정확히 심어야 환자의 고통이 적고 최대한 오래 쓸 수 있다”며 “디지털 기술은 성공적인 임플란트 수술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크림치과의 디지털 임플란트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세 가지 면에서 차별화된다. 
첫째, 진단 정확도가 높다. 디지털 임플란트는 3D 구강 스캐너와 저선량 3D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첨단 진단 장비가 활용된다. 일반 X선 촬영이 구강 상태를 2차원으로 표현하는 데 그쳤다면, 디지털 임플란트는 환자의 치아는 물론 혈관과 신경, 잇몸 뼈의 두께·모양까지 3차원으로 한 화면에 구현해 낸다. 김 원장은 “치과마다 임플란트 치료 계획이 다른 것은 진단 정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디지털 임플란트로 입체적인 구강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정확한 진단은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핵심 요소다. 크림치과는 여기에 3D 모의 수술과 수술유도장치를  결합해 환자 중심 임플란트 치료를 완성한다.
 
3D 모의 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가상 수술’이다. 디지털 진단을 통해 얻은 환자의 구강 빅데이터에 맞춰 임플란트 식립 개수와 위치·깊이·각도 등을 결정한다. 보이지 않는 잇몸 염증과 혈관·신경까지 꼼꼼히 체크해 기능적·심미적으로 임플란트를 심을 최적의 위치를 선별할 수 있다. 시간·비용 절감을 위해 이를 외부 업체에 의뢰하는 병원도 많지만 크림치과는 3D 모의 수술만큼은 의료진이 책임지고 전담한다. 김 원장은 “식습관, 얼굴 모양 등 환자와 상담에서 얻는 정보까지 치료 계획에 반영해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모의 수술을 통한 간접적인 경험은 의료진의 실수를 줄이고 돌발 상황에 빠른 대처를 가능케 해 수술 결과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직 손상 적어 부작용 위험↓ 


수술유도장치는 3D 모의 수술을 토대로 제작되는 일종의 ‘수술 가이드’다.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형태로, 미리 계산된 각도·위치 등에 맞춰 수술 위치에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다. 흔히 디지털 임플란트를 ‘내비게이션 임플란트’라 부르는데,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보며 목적지를 찾듯 임플란트 심을 ‘길’을 수술유도장치가 알려주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임플란트를 심기 위해 잇몸을 넓게 절개해야 했지만, 수술유도장치를 쓰면 필요한 부분만 절개할 수 있어 최소절개·무(無)절개 수술이 가능하다.
 
셋째, 환자의 부담이 적다. 임플란트 수술에 따른 출혈·부종·감염은 환자가 치료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소다. 디지털 임플란트는 손상 범위를 최소화해 회복 기간을 앞당기고 부작용 위험은 낮춘다. 80대 임모씨는 지난해 위아래에 총 17개의 임플란트를 심었다. 고령에 복용하는 약물(아스피린)도 있었지만 크림치과의 내비게이션 기법을 통해 출혈·통증이 적은 무절개로 임플란트 수술에 성공할 수 있었다. 김 원장은 “절개 범위가 작아 나이가 많거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충분히 수술이 가능하다”며 “수술유도장치를 지지대처럼 활용하면 저속 드릴로도 수술할 수 있어 물 뿌림에 따른 환자의 불편함도 적다”고 말했다.
 
크림치과는 임플란트 치료에 ‘기본’과 ‘원칙’을 강조한다. 잇몸 뼈 이식이 대표적이다. 감염 예방을 위해 이식재는 덜어 쓰지 않고,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는 인공 막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디지털 임플란트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치과 장비·기술이 나와도 마케팅 수단이 아닌 연구 논문을 검토해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됐을 때만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김 원장은 “디지털 임플란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첨단 기술만큼 이를 적용하는 의료진의 지식·숙련도가 중요하다”며 “치료를 결정할 땐 비용만 따지기보다 검증된 장비·기술을 활용하는지, 의료진의 경험은 풍부한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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