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마르고 심한 피로감 무시하면 암으로 악화한다?

이민영 기자 2018.12.03 15:42

쇼그렌증후군 대표 증상, 5% 정도에서 악성림프종 암 발생

날씨가 추워지면 눈이 뻑뻑하고 입이 바싹 마르는 등 건조함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하면서 심각한 피로까지 동반한다면 단순히 날씨때문이 아닐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는 "전신이 건조한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눈물샘·침샘 등을 주로 공격해 건조한 증상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쇼그렌증후군은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잘 발생한다. 또 여성 환자가 남성의 9배 정도로 많다. 질병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소, 호르몬, 세균, 바이러스 감염, 자가 항체 등이 꼽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쇼그렌증후군은 전신에 걸쳐 다양한 건조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 증상은 구강과 안구의 건조증상과 극심한 피로감이다. 입이 잘 마르기 때문에 입 안이 늘 까끌거리고, 음식을 씹거나 삼키기가 힘들어 물이 없으면 먹기가 힘들다. 간혹 귀 밑의 침샘이 붓고 아픈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입 안이 오랫동안 마르다보니 치석이 잘 생기고, 이로 인해 충치와 치주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눈은 뻑뻑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느낌이 든다. 만성적인 충혈과 눈부심이 있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이 감소돼 질염이 생기기도 하고 피부건조증도 나타날 수 있다. 건조증상 외에도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관절 증상, 찬 곳에 노출되면 손이 하얗게 변하고 저리는 레이노 증후군, 자가면역성 염증이 폐를 침범하는 간질성 폐렴과 신경통, 섬유근육통이 이 발생할 수 있다. 5% 정도에서는 악성 림프종이라는 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입이나 눈이 마르는 건 고령, 폐경, 당뇨, 복용 중인 약 등 원인이 다양하다. 이상훈 교수는 “쇼그렌증후군  증상은 다른 질병의 증상과 비슷하기도 하고, 환자마다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며 “40대 이상 여성 중 3개월 이상 구강건조나 안구건조 증상의 지속되고 피로감·관절염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쇼그렌증후군은 만성 질환이다. 아직까지 완치 방법이 없다. 증상과 관련된 불편함을 줄이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안과·치과 진료를 통해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폐나 신장에 병이 침범하지 않았는지, 림프종의 발생 징후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상훈 교수는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몸이 건조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물을 자주 마시고 단 맛이 적은 껌·사탕 등으로 구강건조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강건조는 치주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담배를 줄이고, 식후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 이상훈 교수는 "감기약이나 항우울제, 혈압약, 수면제 중에도 구강과 안구를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성분이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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