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마셔도 해결 안되는 ‘구강건조증’ 비침습적 수술로 치료 가능

박정렬 기자 2018.04.13 09:53

타액관에 생긴 염증·결석, 내시경 등으로 간단히 치료해

구강건조증은 잇몸병, 입냄새, 미각 이상 등을 유발한다. 원인에 따라 약물을 쓰거나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중앙포토]

건강한 사람은 하루에 1~1.5리터(L) 가량의 침이 분비된다. 이보다 침이 적게 나오거나 혹은 다른 원인으로 입이 자주 마르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한다.

구강건조증은 우리나라 60세 이상 절반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계절의 영향도 받는다. 건조한 날씨 탓에 봄이 되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는다.

분비량 절반 이상 줄어야 증상 나타나 
70대 여성 김모 씨도 얼마전부터 갑자기 입이 말랐다. 침이 부족해지면서 발음이 어눌해지고, 입냄새가 심해졌다. 처음에는 나이 들어 생기는 변화라 여겼지만, 갑작스러운 증상에 가족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고 혀 밑의 침샘이 결석에 막혀 침이 나오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침샘은 이하선, 악하선, 설하선, 그리고 소타액선으로 구성돼 있다. 구강건조증은 ▶침을 분비하는 타액선에 종양·감염·결석이 생기거나 ▶쇼그렌 증후군 같은 일차적 질환 ▶비타민 결핍, 빈혈, 당뇨병 등 이차적 질환 ▶방사선 치료 등으로 발생한다.

고대 안암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상호 교수가 구강건조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고대의료원]

고대 안암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상호 교수는 “침은 분비량이 정상치의 50% 이하로 감소할 때까지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구강건조감이 있다면 이미 타액 분비량이 상당히 감소한 경우이므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내시경으로 결석 제거 가능
구강건조증 치료는 원인에 따라 갈린다. 입마름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인공 타액 제품을 쓰거나, 침 분비를 촉진하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구강 안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불소나 소독약이 포함된 가글 액도 쓴다.

타액선에 염증이 생겼거나 돌로 막히는 타석증에 걸린 경우, 타액관 자체가 협착돼 침 분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는 타액관성형술이나 내시경술을 활용한다. 내시경을 1mm정도 크기의 침샘에 넣어 구강건조증의 원인을 파악하고, 경우에 따라 바스켓을 이용해 돌 등을 제거하거나 어느 정도 끄집어내어 주변부를 절개한 뒤 빼내는 방식이다. 침샘관이 좁아져 있는 경우에는 스텐트를 이용해 넓히기도 한다.

전상호 교수는 "타액관의 문제로 분비가 줄면 타액관성형술, 타석증은 침샘 내시경술로 간단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잇몸병이 생길 위험이 커지고, 일상생활의 불편과 함께 미각 이상·삼킴 장애 등으로 영양공급에 문제가 올 수 있다. 증상이 있을 땐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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