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고위험군, 절반은 예방 치료 안 해

신윤애 기자 2018.02.19 20:22

서울대병원·순천향대병원 공동 연구팀 연구 결과

국내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 절반가량이 예방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와 순천향대병원 이소령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8~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심방세동 환자 추이를 분석해19일 이같이 밝혔다. 심방세동은 뇌경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에 걸리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뛴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심각한건 혈전(피떡)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심방에 정체된 피가 서로 뭉쳐 혈전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한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 성인의 심방세동 발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심방세동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5년 28만 여명으로 2008년 15만 여명에 비해 두 배가량 증가했다. 

심방세동 환자가 고혈압·당뇨·동맥경화·심부전 등의 질환 중 두 가지 이상을 앓고 있는 경우 뇌경색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심방세동만 앓고 있는 환자보다 뇌경색 발병률이 고혈압 환자는 3.61배, 당뇨 환자는 1.64배, 심부전 환자는 2.3배 정도 높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뇌경색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도 증가했다. 2008년 12만 명, 2015년 23만 명으로 7년간 두 배정도 많아졌다.
 

2008~2015년 심방세동 유병률(좌)과 뇌경색 고위험군의 예방 치료 현황(우). [서울대병원 제공]

하지만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의 증가 추세에 비해 예방 치료율은 높지 않은 형편이다. 연구팀이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의 처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경구용 항응고제를 처방받은 비율은 2015년 51%이었다. 이소령 교수는 “2008년 처방율이 35%였던 것에 비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절반가량이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이어서 최 교수는 "뇌경색은 조기 발견해야 치료 효과가 높은 병인만큼 고위험군의 적극적인 예방 치료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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