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발길질·주먹질 한다면 이 검사 받으세요

신윤애 기자 2018.01.23 15:49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뇌 MRI 검사 통해 파킨슨병 위험 높은 환자 선별

잠꼬대가 심한 사람은 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 발병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팀은 23일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분석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으로 진행될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렘수면(꿈을 꾸는 얕은 잠) 단계 때 이상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꿈과 현실을 착각해 꿈속에서의 상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 가령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싸우는 꿈을 꿀 때 옆 사람에게 주먹질을 하거나 크게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사람은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의학계에서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보인지 5~10년이 지나면 50% 이상이 파킨슨병으로 진행된다고 본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세포 안에 존재하는 도파민수용체가 파괴되며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으로 손발 떨림으로 시작해 점점 온 몸이 굳어가는 특징이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렘수면 행동장애와 파킨슨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파킨슨병으로 진행되지 않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파킨슨병 환자, 일반인 각각 18명에게 뇌 MRI 검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년 후 렘수면 행동장애를 앓던 18명 중 11명이 파킨슨병으로 진행됐고 7명은 정상 상태를 유지했는데 이들의 뇌 MRI 사진에서 차이점이 발견됐다. 파킨슨병으로 진행된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뇌 MRI 사진에서는 도파민수용체가 밀집해 있는 부분이 어둡게, 파킨슨병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는 해당 부분이 하얗게 보였다. 파킨슨병 환자 모두는 해당 부분이 어둡게, 일반인 모두는 하얗게 나타났다.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뇌 MRI 사진. 파킨슨병으로 진행되지 않은 환자의 도파민수용체 밀집 부위는 하얗게 보인다(좌). 파킨슨병으로 진행된 환자는 해당 부위가 어둡게 보인다(우).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김종민 교수는 “도파민수용체 부분이 어둡게 보이는 이유는 도파민수용체가 파괴되며 생긴 빈 공간에 철이 쌓이기 때문으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관찰되는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좌)와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우).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로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조기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2017년 12월 국제 저널 ‘영상학(Radi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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