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환자 발생이 늘어난다. 치매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개인·가족의 고통과 피해는 물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한호성 센터장의 도움말로 치매를 조기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가 체크포인트를 알아봤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65% 차지, 최근 기억부터 사라져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고령, 머리 외상 등이 위험 인자로 지목되고 있는 정도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전체의 약 65% 이상을 차지한다. 퇴행성 뇌질환이라 대부분 노인에게 발생한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하면 언어장애, 기억장애, 시공간인지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가 시작되면 해마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최근 기억부터 사라지게 된다. 이후 장기 기억 저장 기능을 하는 대뇌 피질이 손상되면서 오래된 기억도 사라진다.
치매의 약 25% 이상을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류 감소, 뇌경색 등 뇌혈관 손상으로 인지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뇌혈관 질환이라는 분명한 주요 원인 인자가 있다. 어떤 뇌혈관 질환인가에 따라 ▶뇌경색이 처음 발병했을 때 인지 기능에 큰 장애가 생기는 전략뇌경색치매 ▶뇌경색이 여러 번 오면서 인지 기능 장애가 단계적으로 발생하는 다발경색치매 ▶작은 뇌혈관의 문제로 뇌 피질 밑의 부위가 손상돼 발생하는 피질하혈관치매 ▶염색체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유전형혈관치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의 주요 증상은 언어장애, 운동능력 저하, 팔다리 마비 등이다. 환자에게 심한 감정 기복과 우울증 증세가 보이기도 한다.
자가진단 6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초기 의심
알츠하이머 치매는 서서히 시작돼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반면 혈관성 치매는 증상이 비교적 급격히 나타난다. 증상 경과 역시 혈관성 치매는 계단식으로 악화하거나 진행 속도에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뇌혈관 질환을 앓았던 사람에게도 알츠하이머 치매가 나타날 수 있고,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가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혈관성 치매도 발병할 수 있다. 자가진단법을 숙지하고 치매가 의심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치매 증상은 흔히 건망증과 혼동되기 쉽지만 건망증은 뭔가를 잊어버렸을 때 단서를 주면 대부분 기억해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치매 자가진단은 ▶이미 했던 이야기나 질문을 자주 반복하는 경우 ▶사람이나 사물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경우 ▶글이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진 경우 ▶감정 기복이 심해지며 화를 잘 내는 경우 ▶말이 어눌해진 경우 ▶고집이 세진 경우 ▶무언가를 깜빡 잊어버리는 빈도가 잦아진 경우 ▶복잡한 일에 서툴러지며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잘 못하게 된 경우 ▶삶의 의욕이 떨어진 경우 ▶젓가락질이 서툴고 음식을 자주 흘리는 경우 ▶옷이나 차림새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 중 6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치매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아 의심 증상 발견 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혈관성 치매는 뇌 영상 촬영으로 병변 확인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기억력 검사, 근래 행동 및 성격 변화에 대한 질문, 인지 기능 평가를 위한 신경심리검사, 임상 양상 관찰, 기타 신체 질환의 존재 확인을 위한 검사, 자기공명영상(MRI)검사 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검사를 통한 뇌 영상 촬영 등을 실시한다. 특히 뇌 영상 촬영은 혈관성 치매가 의심될 경우 뇌혈관 부위의 병변을 확인하는 과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의 치료는 근본적인 완치 방법이 없어 증상 치료와 진행 억제 치료가 주를 이룬다. 다만 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약물 치료가 효과가 좋은 편이라 널리 쓰인다. 대표적인 것이 인지 기능과 기억력 저하가 심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가 있다. 아세틸콜린은 뇌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데, 치매 환자의 뇌에는 아세틸콜린이 정상인보다 적다.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증상을 6개월에서 2년까지 늦출 수 있다. 인지 기능과 기억력이 심하게 저하된 상태에서는 NMDA 수용체 길항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혈관성 치매 환자는 뇌혈관 질환의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혈소판 응집 억제 기능을 하는 아스피린, 항응고제인 와파린, 혈류순환개선제 등을 투여한다.
예방엔 규칙적인 운동과 두뇌활동이 중요
알츠하이머 치매는 발병 원인이 분명하지 않아 예방이 쉽지 않다. 그러나 생활 습관의 개선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도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흡연, 음주, 고지방·고열량 음식을 피하고,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걷기와 같은 규칙적인 운동, 독서나 취미 등 무언가를 배우며 뇌를 자극할 수 있는 두뇌활동, 친목 모임 같은 사회활동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질환 관리도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노인성 우울증도 조심해야 한다. 치매로 진행될 수 있어 지속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을 하는 게 좋다. 다만 환경이나 생활 방식을 갑자기 크게 바꾸어 혼란을 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치매 자가진단법 알아두면 조기 발견 수월해요
김선영 기자
2017.09.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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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주면 쉽게 기억해내는 건망증과 혼동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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