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인이 비타민D 결핍을 앓고 있다. 최근 진행한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약 90%가 비타민D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는 우리 몸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체내 칼슘 흡수를 조절해 뼈의 생성과 유지를 돕는다. 대장암·유방암·백혈병 등의 발병 위험도 낮춘다. 자가면역질환·심혈관 질환·치주 질환에 좋은 영향을 준다. 인지 기능을 높여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황희진 교수는 “하루 10분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양의 비타민D가 합성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비타민D가 거의 생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그리고 한국처럼 북위 35도 이상인 지역에서는 10월부터 3월까지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는 자외선(UV B)이 지표면에 거의 도달하지 못한다. 야외에서 비타민D를 합성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외선 차단제 바르면 비타민D 합성 어려워
비타민D는 음식으로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영양소다. 비타민D 부족을 막으려면 하루 최소 1000IU(25㎍ 정도의 양)의 비타민D 섭취가 필요하다. 비타민D가 매우 풍부한 식품인 연어나 고등어 212g 정도(한 두 토막 정도)에 해당한다. 계란으로는 노른자 40개를 먹어야 하는 양이다. 우유는 10컵 정도 마셔야 한다. 매일 연어·고등어를 먹을 수 없으니 음식 섭취만으로는 하루 비타민D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 황 교수는 “요즘은 간단한 혈액 검사로 체내 비타민D 수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개인의 상태를 점검해 보고 혈액 내 비타민D 수치가 20ng/mL 이하라면 적절한 방법으로 비타민D를 보충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햇볕을 쬐거나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 외에 주사를 맞거나 영양제(비타민제)를 먹는 방법도 있다. 단, 경구 비타민D 영양제를 먹을 때는 유의 사항이 있다. 경구 비타민D는 몸 속으로 쉽게 흡수되지 않는 지용성이다. 우리 몸의 장벽 표면은 수용성 물질을 받아들이기 쉽도록 되어있다. 비타민D가 장벽 내부로 흡수되려면 ‘담즙산’에 둘러싸여야 한다. 황 교수는 “담즙산 분비는 식사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면서 “공복일 때는 비타민D 영양제를 먹어도 거의 흡수되지 않고, 밥을 먹은 후 복용해야 담즙을 통해 잘 흡수 된다”고 조언했다.
식사 후 비타민D 영양제 복용해야 효과 있어
근육 주사제는 식사량에 관계 없이 한번 맞으면 3~6개월 가량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비타민D는 엉덩이 근육 주사로 천천히 투여한다. 투여 후 마사지를 하면 약물이 뭉치지 않고 빨리 퍼질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 3종의 비타민D 주사가 출시돼 있다. 가격은 10만~30만원 선이다.
한국인을 위한 하루 비타민D 필요량은 800~1000IU 정도이다. 하루 15~20분 정도 자외선 차단제 없이 햇볕을 쬐거나 음식·영양제·주사 등으로 보충하면 된다. 하루 4000IU 이상 섭취하면 중독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황 교수는 “비타민D는 부족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많이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면서 “과다 복용 시 고칼슘혈증과 고칼슘뇨증에 걸리거나 혈관과 신석회화증, 신결석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