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 높여

김진구 기자 2017.07.20 16:21

뇌에 알츠하이머 원인 단백질 쌓여…치매 피하려면 숙면해야

수면무호흡증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은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서 치매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가 뇌에 침착되는 것을 확인했다.
 

앞서 수면무호흡증이 치매 발생이나 인지기능 악화를 초래한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지만, 고령인 70-80대를 대상으로 연구했다는 제한이 있었고 치매의 원인을 알츠하이머병으로 특정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윤 교수팀은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치매 발병 증가를 확인하고자 50-65세(알츠하이머병 발병 전, 아밀로이드 침착 시작 시기) 정상인지기능을 지닌 수면무호흡증군(19명)과 대조군(19명)을 대상으로 PiB-PET을 시행 뇌 내 아밀로이드 양을 측정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군에서 아밀로이드 침착 증가가 우측 측두엽 피질과 뒤쪽 띠이랑에서 확인됐다. 이는 알츠하이머 병적 이상이 시작하는 부위에 해당한다.
 

수면무호흡증군의 우측 측두엽 피질(사진 좌), 우측 뒷편 띠이랑(우측 사진)에 아밀로이드가 침착된 부분이 붉은색으로 표시됐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는 “깨어있는 동안 뇌 세포 활동으로 조직 내에 쌓인 아밀로이드는 수면 중 뇌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된다”며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수면 질 저하가 아밀로이드의 배출을 방해해 뇌에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반복적 각성과 저산소증이 아밀로이드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수면 중 잦은 각성은 휴식을 취해야 할 뇌세포를 억지로 활동시키는데, 이러한 신경 활동과 저산소증은 아밀로이드 생성을 촉진한다.


윤창호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보통 65세 이후에 시작하지만,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침착은 이보다 앞선 40-50대에 시작되기 때문에, 이 연령대의 대상자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아밀로이드 침착이 이미 시작됐음을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병이 생긴 이후에는 쌓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더라도 질병 진행과 증상의 경감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침착을 막기 위해 미리미리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수면무호흡증은 성인 인구 4-8%가 앓고 있는 흔한 신경계 수면질환으로, 수면 중 기도 막힘이나 호흡조절의 어려움으로 신체 산소공급이 중단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외에도 부정맥·심근허혈·뇌졸중 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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