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는 유소아기에 시작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대기 환경 오염과 인스턴트 식품 섭취, 환경호르몬 노출 등이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아토피 환자는 약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토피의 주된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조 교수는 "가려움증으로 인해 통증은 물론 불면, 정서장애, 학습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토피로 인한 심한 습진은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대인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또 만성적인데다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2014년에는 8살 난 딸의 아토피피부염을 비관한 어머니가 딸과 함께 자살한 사건까지 있었다. 아토피가 얼마나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아토피는 근본적인 치료가 힘들다. 현재 병원에서는 아토피의 가려움증이나 피부 염증이 악화될 때마다 스테로이드 연고, 국소 면역조절제 등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이런 약물을 오래 사용할 경우 피부위축, 여드름, 튼살, 모세 혈관 확장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유아나 소아의 경우 성장장애나 면역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식물추출물 같은 보조치료제가 부작용을 줄이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험 쥐에게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키고 각각 홍삼추출물, 면역억제제, 달맞이종자유, 증류수를 섭취하게 했다. 또 한 그룹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키지 않고 증류수를 복용시켰다. 이후 알레르기 반응의 지표가 되는 IgE와 IL-31를 혈액 검사를 통해 측정했다. 또 아토피가 심해지면 생기는 피부의 수분 손실도(경표피 수분 손실도)도 살펴봤다. 가려움증이 심해지면 피부도 두꺼워지므로 이를 나타내는 귀 두께 변화도 측정했다. 마지막으로 아토피가 심해지는 밤에 얼마나 피부를 긁는지에 대한 횟수 평가도 했다.
결과, 홍삼은 염증세포 수치인 IgE와 IL-31을 각각 39%, 20.5%, 감소시켜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경표피수분손실은 20% 감소했다.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 가려움증으로 인한 긁는 횟수는 40% 감소시켰다. 특히 가려움·부종으로 인한 피부가 두꺼워지는 현상은 홍삼이 25%를 감소시켜 면역억제제 (15% 감소), 달맞이꽃종자유(8% 증가) 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로 홍삼이 부작용은 없으면서도 기존 치료제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홍삼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도 초석이 되는 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