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젖병 물리고 재우지 마세요…치아 망쳐요

류장훈 기자 2017.04.17 13:33

우유병 우식증 초래, 충치 생겨 덧니·부정교합 우려

흔히 젖니로 불리는 유치는 평생 치아건강에서 중요하다. 어차피 빠질 치아라서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유치 관리를 잘못하면 영구치 뿐 아니라 성장발육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유병 우식증(충치)'이다. 우유병을 물고 있다가 충치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우유병 우식증이 치아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자. 치아는 생후 6개월부터 나기 시작해 만 3세가 되면 거의 모든 유치가 나온다. 유치는 영구치로 바뀔 때까지 저작 기능을 담당하면서도 영구치가 나올 자리를 확보해 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유치가 영구치에 비해 약해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 충치 때문에 유치가 일찍 빠지면 빈 공간으로 주변 치아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부족해져 덧니가 나거나 부정교합이 생기기 쉽다.

특히 아이가 모유를 먹으며 잠들거나 우유병을 물고자게 되면 단기간에도 충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유병 우식증은 아이의 위 앞니 4개에 특징적으로 진행되는 충치를 말한다.

젖병을 물려 재우거나 우유가 윗입술과 이 사이에 고여 있게 되면 유즙 성분이 윗입술과 이 사이에 고여서 위쪽 앞니부터 이가 하얗게 변한다. 초기에는 치아가 불투명하게 변하고 노란색 반점이 생긴다. 이후에는 치아의 중간부분 또는 치아와 치아의 맞닿은 부분에 갈색이나 검은색의 충치가 생긴다. 충치가 진행되면 치아가 부서지고 뿌리 끝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우유병 우식증은 진행 속가 빠른 반면 발견은 늦다. 위쪽 앞니가 부분적으로 아이보리색을 띤다면 이미 치아가 썩은 상태라고 봐야 한다. 아이의 앞니에 하얀 띠가 생기거나 부분적으로 아이보리색을 띠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유 후 우유 찌꺼기 제거 필요

우유병 우식증 치료는 정도가 미미할 경우 불소 관리를 한다. 충치 부위가 작으면 충치 부위를 제거하고 치아 색과 유사한 재료로 메운다. 충치 부위가 크면 썩은 부위를 제거한 뒤 신경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잇몸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거나 이 뿌리가 녹은 경우에는 치아를 빼는 경우도 많다.

치료만큼 예방도 중요하다. 갓난아기 때부터 잇몸 마사지를 자주 해주면 혈액순환이 잘 돼 잇몸이 튼튼해지고 건강한 유치가 날 수 있다. 검지에 거즈손수건 등을 말아 잇몸을 문지르거나 톡톡 두드려주듯이 마사지를 해주면 된다. 잇몸을 문지르면 자연스럽게 분유 찌꺼기도 닦이게 돼 수유 후마다 마사지하면 양치질 효과도 있다.

아이에게 젖이나 우유병을 물리고 재우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아이가 우유병 없이 잠을 자지 않는다면 우유 대신 물이나 보리차를 우유병에 우유병에 넣어주는 것도 좋다.

또한 부득이하게 밤 중 수유를 한 경우에는 아이의 입 안을 물에 적신 거즈로 깨끗하게 닦아 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 아이가 만 1세쯤 되면 우유병 대신 컵을 사용하게 해 점차 우유병 사용을 줄여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앞니만 난 경우에는 거즈나 유아용 고무 칫솔로 입안을 가볍게 닦아주는 등 올바른 양치질로 충치를 예방해야 한다. 돌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소아치과 검진을 받아 치아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움말:  노원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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