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은 최근 10년 새 사망률이 가파르게 높아져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심장질환은 고령화와 직결되는 대표적 질환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둬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대한심장학회 최기준 홍보이사 |
심장질환은 그에 앞서 생기는 선행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표적 위험인자인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관리가 강조되는 이유다. 심장 전문의들은 혈압·콜레스테롤·혈당을 3대 심장 건강 수치라 부른다. 3대 건강 수치만 잘 관리해도 심장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짙다. 이런 현상은 비교적 젊은층에서 더욱 심각하다. 심장질환을 고령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탓이다. 하지만 혈압·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은 젊은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들은 증상이 없어 질환을 인지하지 못할뿐더러 알더라도 약을 복용하거나 관리하는 데 소홀하다. 국내 3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꼴로 고혈압을 앓고 있지만, 이 중 34%는 본인의 고혈압 여부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무관심과 방치 속에서 질환은 가속화된다.
심장질환은 위험인자와의 연결고리가 확실한 질환이기 때문에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정확히 기억하고 관리해야 한다.
동맥경화·심근경색을 유발하는 고혈압은 140/90㎜Hg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정상 혈압은 120/80㎜Hg 이하, 121~139/81~89㎜Hg은 고혈압 전 단계로 주의를 요한다. 혈압을 2㎜Hg만 낮춰도 심장질환 위험이 7%가량 줄어든다. 고지혈증도 마찬가지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10%만 증가해도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0% 높아진다. 권장되는 총콜레스테롤의 정상 수치는 200㎎/dL 이하다. 당뇨병도 심장질환과 연관이 깊다. 혈당의 정상 수치는 공복 시 100㎎/dL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100~125㎎/dL이면 포도당 장애, 126㎎/dL 이상이면 당뇨병이 의심된다.
혈압·콜레스테롤·혈당 관리를 위해선 생활습관 개선이 제1차 예방법이다. 비만, 흡연·음주,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발병 원인이다. 비만 관리는 필수다. 비만 환자의 심장질환 사망 가능성이 일반인의 2.4배라는 연구 보고가 있다. 비만 관리를 위해서는 운동과 식습관 개선, 금연을 병행해야 한다. 주 2~3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운동과 저염식을 하고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체중의 5~10%만 감량하면 비만이 유발하는 만성질환과 합병증이 많이 줄어든다. 심장질환도 자연히 예방된다.
3대 건강 수치 확인을 위한 정기적 건강검진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정상 수치에서 벗어났을 경우 이에 대한 적극적이고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미국에선 심장질환이 사망 원인 중 부동의 1위다. 서구적 생활습관이 정착된 우리나라가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