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겨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이다. 주로 허리, 엉덩이, 말초 관절, 발꿈치, 발바닥, 앞가슴뼈에 통증이 나타난다.
강직성 척추염은 방치하면 등이 점차 굽고 목이 뻣뻣해진다. 발병 초기엔 대부분 엉덩이뼈부터 아프기 시작한다. 하지만 간과하기 쉬워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염증이 퍼져있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5년 새(2011-2015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가 여자보다 2.2배 더 많았으며 특히 20~40대가 67%를 차지했다.
환자 절반, 진단 시 흉추까지 침범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팀은 8년간(2008-2015년) 병원을 내원해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받은 환자 중 척추 CT를 촬영한 117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남성 환자가 79%(920명), 평균 연령은 33±10세였다. 주목할 점은 47.2%가 진단 시 이미 강직성 척추염이 흉추까지 퍼져 있었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일반적으로 척추를 침범하기 시작할 때 양쪽 엉덩이뼈가 번갈아 가면서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 시기에 진단을 놓치면 흉추를 침범할 때까지 증상이 심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직성 척추염이 흉추를 침범하게 되면 가벼운 기침에도 흉통이 있고 손으로 누르기만 해도 통증이 있다. 특히 잠을 잘 때 등이 아파서 깨는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서둘러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흉통이 있을 땐 기본적으로 흉추 X선 검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이 검사만으로는 강직성 척추염의 흉추 침범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폐의 공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서다. 대신 CT 검사를 통해 흉추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 강직성 척추염의 흉추 침범을 감별할 수 있다.
관리 잘 하면 일상생활 무리 없어
강직성 척추염은 통증이 간헐적으로 찾아오고 진통제로 통증을 쉽게 가라앉힐 수 있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일찍 진단받아 약물치료와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척추 강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간혹 허리 디스크와 헷갈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증상면에서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움직일 때나 심한 활동 후 악화된다. 반대로 강직성 척추염은 오랫동안 쉬고 나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운동 후에는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척추 강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으면 치료 효과는 크게 낮아진다. 한번 굳은 관절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초기에 증상을 자각해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교수는 “약물치료를 받으면 강직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치료의 시작이 늦어지면 치료 효과가 많이 저하된다. 강직성 척추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강직성 척추염 자가진단법
· 간헐적인 엉덩이 통증으로 다리를 절뚝거린다.
· 특별한 원인 없이 무릎이나 발목이 부은 적이 있다.
· 아침에 척추가 뻣뻣해 머리를 숙이기 어렵다가 움직이면 호전된다.
· 허리 통증이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씻은 듯이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