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일어날 때 눈 앞이 '캄캄'...심장병 신호?

박정렬 기자 2016.08.22 10:36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10%는 흉통 없이 실신 증상 겪어

   
 
30대 직장인 최모(서울시 용산구)씨는 매일 왕복 두 시간 가량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 더운 날씨에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고 생각한 어느 날, 30분 정도 자리에 앉았다 일어서던 중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정신을 잃었다. 기립저혈압 때문이었다. 
 
혈관확장, 혈액순환 악화로 여름 환자 더 많아 
 
기립저혈압은 눕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난 직후 3분 이내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 20mmHg, 확장기 10mmHg 이상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낮은 자세로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이러면서 어지럼증이나 눈앞이 보이지 않는 이상 증상을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 실신하기도 한다.
 
특히 여름에는 고혈압만큼 저혈압에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열기를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와 함께 땀이 배출되면 혈액 순환이 약해지면서 혈압이 내려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214명이 기립저혈압으로 진료를 받았지만, 가장 더운 8월에는 약 2배 많은 2253명이 병원을 찾았다.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는 “기립저혈압은 평소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을 오랫동안 복용하거나, 당뇨나 파킨슨병 등과 같은 신경병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쉽게 발생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급성심근경색, 협심증 신호일 수도 
 
기립저혈압의 주요 증상인 실신, 어지럼증은 급성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5~10% 정도는 흉통이 없이 실신 증상을 겪는다는 통계도 있다. 고혈압, 당뇨병같은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는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기립저혈압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에는 ▶눕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천천히 심호흡 하기 ▶꾸준히 유산소 운동하기 ▶급격하게 자세를 바꾸거나 머리를 아래쪽으로 기울이는 활동 삼가하기 ▶혈액 생성과 순환을 위해 영양소 골고루 섭취하기 ▶과도한 음주 피하기 ▶장시간 서있을 땐 압박 스타킹이나 발목을 조여 주는 양말 신기 등이 있다.
 
주형준 교수는 “기립저혈압 증상이 자주 일어날 경우, 특히 의식을 잃었던 적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 의사와 상담하고 정밀검사를 받아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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