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 |
연말 들뜬 분위기에 휩싸여 과음하고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중년남성은 과음으로 인해 관절건강까지 위협받는다. 웰튼병원 송상호 병원장에게서 과음으로 발병할 수 있는 관절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통풍… 남성호르몬 영향으로 중년남성에서 잘 발병
연이은 술자리 모임 이후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등 관절이 퉁퉁 부어오르고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통풍을 의심해봐야 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이라 해서 붙여진 '통풍'은 요산이 몸 속에 과도하게 쌓이는 병이다. 음식으로 섭취되거나 체내 핵산의 대사활동으로 생성된 요산이 혈액 내 농도가 올라가면서 결정 형태로 관절조직에 쌓이면서 염증과 통증을 동반한다.
식습관이 주원인이다. 퓨린은 닭·돼지고기 같은 육류나 술에 많이 들어있다. 이러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요산이 체내에 많이 쌓일 수 있다. 또 술을 많이 마시는 건장한 체격의 중년남성에게 통풍이 잘 발병한다. 이는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이 신장의 요산 배출 과정에서 재흡수를 촉진시켜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호르몬은 요산 수치를 떨어뜨린다. 폐경기 전 여성 대부분에서 통풍이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다.
통풍은 술 마신 다음날 발생하는 것이 흔하다. 갑자기 발생하기도 하는데 주로 밤에 통증이 시작된다. 가벼운 증상은 몇 시간 이내에 사라지거나 하루 이틀 정도로 그친다. 하지만 심각하면 걸음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관절부위가 붓거나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통풍으로 진단받으면 약물치료를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하고 식생활부터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약물치료와 식생활개선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활액막 및 염증 조직과 요산 결정체를 제거해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술·고기를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저지방 우유나 요구르트, 비타민C 등은 요산 수치를 떨어뜨려 통풍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또 하루에 물 10잔 이상 마시면 체내 요산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엉덩이 뼈 썩는 '대퇴골두무혈성 괴사'… 조기치료 중요
술자리가 잦은 중년남성은 과음으로 인해 엉덩이 뼈가 괴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 고관절 질환인 대퇴골두무혈성 괴사의 주원인으로 과음이 꼽힌다. 알코올이 혈액을 쉽게 응고시키고 혈액순환 저하를 불러와 괴사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흔히 엉덩이 부근에서 통증을 느끼는데, 별다른 초기 증상이 없고 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워 조기치료가 어렵다. 하지만 고관절은 다른 관절보다 손상진행 속도가 빠르다. 상태를 방치하면 골두 부분의 뼈 조직이 무너져 골절이나 퇴행성고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치료받아야 한다.
이 질환은 여성보다는 남성, 연령별로는 40~50대 중 사회활동이 활발한 중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술자리가 많은 중년남성 중 양반다리 자세를 할 때 통증이 심하거나 엉덩이 뼈 부근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를 의심할 수 있다. 심하면 양다리 길이가 차이나 절뚝거릴 수 있다. 고관절에 통증이 느껴지면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하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중년남성들이 연말 과음 후 정형외과를 찾는 일들이 많은데 통풍이나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부터 음주 후 균형을 잃고 낙상사고 부상 등 다양하다"며 "과음으로 인한 관절질환은 모두 조기에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므로 평소 술자리가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관절건강을 체크하는 습관을 갖기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