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때문에…안구건조증 10년새 2배 증가

김진구 기자 2015.10.28 16:38

안과학회 기자간담회…안구건조증·시력조절장애·망막변성 주의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 급증에 따라 안과질환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구건조증 환자는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대한안과학회는 내달 11일 ‘제45회 눈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28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통계결과를 발표했다.

   
 

안과학회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는 2004년 97만명에서 2014년 214만명으로 최근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사용률이 높은 젊은 환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10대 청소년 환자 증가율은 195%였고, 30·40대는 207%였다.

이는 디지털기기 사용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게 안과학회의 설명이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수는 4038만명으로, 산술적으로는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일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시간51분으로, 전년도(2013년)에 비해 38분 증가했다.

3시간 이상 사용자 비율은 27.0%에서 45.7%로 급증해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시간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디지털기기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전신증상을 VDT(Visual Display Teminal)증후군이라고 하는데, 거북목과 같은 목·어깨 통증과 함께 안과질환이 위험질환으로 꼽힌다.

가장 대표적인 안과질환은 안구건조증이다. 안과학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휴식을 취할 때는 1분에 20번 정도 눈을 깜빡이는 데 비해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땐 1분에 8번만 눈을 깜빡인다.

또 눈을 평소보다 크게 떠서 눈물의 증발이 증가하고, 눈물샘으로부터 눈물분비가 감소한다. 정상 눈물막이 유지되는 시간 역시 평소 11.5초에서 6.1초로 줄었다.

너무 오래 쳐다보면 초점 잃을수도

과도한 스마트기기의 사용은 눈의 초점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오랜 시간 근거리를 쳐다보는 과정에서 눈 속 근육이 지속적으로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일반 신체근육의 긴장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면 쥐가 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특히 눈이 성장하는 어린이·청소년들은 순간적인 근시(가성근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근시 상태가 지속(진성근시)될 우려가 있다.

안과학회 오재령 기획이사는 “디지털기기 사용 후 발생하는 조절장애는 작업 후 증상이 나타나며 휴식을 하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안구가 발달하는 9세 이하 어린이는 이러한 조절장애가 진성근시로 진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마트폰 등을 사용할 때는 50분간 사용한 후 10분은 휴식을 취해야 눈의 조절기능이 회복된다고 조언한다.

스마트폰 블루라이트 망막변성 우려

또한, 디지털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Blue-light)가 망막을 망가뜨리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블루라이트는 가시광선의 일종으로 짧은 파장(380~550㎚)을 특징으로 한다.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에너지가 증가해, 눈건강에 치명적인 광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루라이트는 디지털기기 이외에도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LED와 컴퓨터 모니터, TV, 심지어는 태양광에서도 발생한다.

특히 일생동안 반복적으로 누적된 블루라이트는 망막을 손상시키고 망막 내 시세포가 밀집된 황반 부위를 변형시키는 황반변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안과학회는 전했다.

안과학회 박성표 홍보이사는 “디지털기기 사용시간이 길어지고, 연령층이 낮아지는 현대인의 생활패턴을 고려하면 노년층 황반변성 유병률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VDT관련 안과질환 5대 예방수칙

이에 안과학회는 VDT증후군으로 인한 3대 안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다섯 가지 예방수칙을 발표했다.

우선 50분간 작업을 하면 10분 이상 쉴 수 있도록 하고, 한 번에 2시간 이상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 너무 춥거나 건조한 환경을 피하도록 했다. 디지털기기 화면 높이는 눈보다 낮게, 화면 밝기는 적절히 조절하도록 했다.

흔들리는 곳에선 장시간 사용하지 말고 눈이 피로할 땐 자주 깜빡이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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