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업男 피부암·전립샘암, 교육계女 방광암 주의

박정렬 기자 2021.03.25 15:28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별 암 발병 위험연구 결과

교육계에 몸담은 여성은 방광암(2.58배), 보건업에 종사하는 남성은 피부암(1.87배)·전립샘암(1.38배)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빅데이터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종합 건설업에서 일하는 여성은 담낭·담도암(3.37배), 과학기술 계통에서 일하는 남성은 고환암(1.93배)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25일 근로자 413만명을 대상으로 직업성 암 발생에 관해 연구한 결과를 담은 '안전 보건 이슈 리포트(특집호)'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연구원은 2000~2016년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근로자를 모집단으로 두고 암 등록 자료를 인용해 2015년까지의 암 발생률을 추적했다. 직업적으로 유기화합물, 분진, 소음, 진동, 고열, 유해광선, 야간작업 등 유해요인에 한 번이라도 노출될 위험이 있었던 근로자가 일반 근로자보다 암 발병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를 분석한 것이다. 특수건강진단은 178종의 유해 요인에 노출되는 근로자에 대한 검진으로 국제 암 연구소(IARC)의 발암물질 위험요인 69종을 포함하고 있어 직업적인 암 발병 위험을 조사하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된다.


노동자 10명 중 7명 2개 이상 유해요인 노출
분석 결과, 전체 노동자의 67.4%(278만3571명)는 2개 이상의 유해 요인에 복합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이상 노출된 비율도 14%나 됐다. 국제 암 연구소는 황산, 염화수소, 포름알데히드, 방사선 등 발암물질을 Group1(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 Group2A(인체 발암 추정 물질), Group2B(인체 발암 가능 물질), Group3(인체 발암성 비분류 물질), Group4(인체 비발암성 추정 물질)로 분류한다. 세부 분석에 따르면 작업장에서 Group2B 이상 발암물질에 한 번 이상 노출될 위험이 있었던 노동자는 전체의 67.3%에 달했다.

업종별 암 발병 유형에 따른 고위험 집단. 사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업종별로 주로 나타나는 암 종류는 달랐다. 펄프·종이 제조업에 종사하는 남성은 일반 근로자보다 방광암에 걸릴 위험이 5.7배 높았다. 신장암에 걸릴 위험도 3.3배나 됐다. 종합건설업에서 일하는 여성은 담낭·담도암 위험이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 3.37배 높았다. 반도체 제조업에서 일하는 여성은 혈액암인 비호지킨림프종과 백혈병 위험이 각각 1.85배, 1.72배 높았다. 

위장암은 남성은 도매업에 종사하는 경우(1.13배), 여성은 하수 폐기, 분뇨 처리업에 종사하는 경우(4.15배) 발병 위험이 높았다. 방광암의 경우 남성은 펄프 종이 및 종이제품 제조업(5.68배), 여성은 교육 서비스업(2.58배)과 하수, 폐수, 분뇨 처리업(2.5배) 종사자가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직업성 암은 직업 활동을 통해 노출되는 유해요인이 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암을 의미한다"며 "특수건강진단 결과는 노출 집단의 노출 강도가 다소 희석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생물학적 모니터링 지표를 활용하거나, 노출 기간 및 강도에 대한 분석을 포함한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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