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아끼려다 통증 덧나… 코로나 무서워도 병원 가세요"

정심교 기자 2020.07.03 16:07

[인터뷰] 백림통증의학과 임대환 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바이러스 감염 우려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늘고 있다. 그 예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통증 환자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감염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려는 것도 있지만 코로나발(發) 경기 침체로 주머니가 얇아져 치료비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도 큰 이유다.

통증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칠수록 통증은 물론 원인 질환을 키울 수밖에 없다. 병원도 경영난에 직면해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인 비율이 18%(지난 1월 기준)로 서울시 평균(15%)보다 노인이 많은 서울 종로구 일대에선 통증 치료를 받아온 고령 환자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개원가의 하소연이 들린다.

광장시장 등 소상공인 가게가 밀집한 이곳 상권은 소상공인 환자 수까지 급감하면서 통증 환자의 질환 악화, 개원가의 경영난이라는 악재가 쌓여 있다. 지난해부터 종로6가에서 통증 환자를 진료해온 백림통증의학과 임대환 원장(통증의학과 전문의)에게서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환자 추이와 병원 사정, 통증 환자가 지켜야 할 점 등을 들어봤다.  
 

임대환 원장은 "통증이 있는 부위는 가능하면 쓰지 않고 잘 관리하되 꾸준한 치료가 완치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사진 백림통증의학과]

Q. 코로나19 장기화로 병원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나.

"뉴스에서 듣는 내용 그대로 병원에 오는 환자가 줄었다. 아파도 웬만하면 그냥 참으려는 것 같다. 의사에게 병원이 안전한지 물어보는 환자도 많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통증의학과 개원가는 많게는 50%까지 환자가 줄어든 것으로 안다. 개원가는 감염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00% 안전하다는 말은 조심스럽지만, 병원에 오는 것을 겁내지 않았으면 한다. 요즘엔 환자의 에티켓도 선진국 수준이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타인과의 충분한 거리를 유지한다. 통증의학과의 경우, 기존 환자가 중간에 다른 병원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드물다. 환자는 의료진과 맞닿으며 병원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의사인 나도 환자를 안심시키려 노력한다."

Q. '코로나 집콕'이 환자에게 미친 영향은.

"많은 환자의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소파에 오랫동안 드러눕거나, 재택근무로 종일 모니터를 바라보는 등 불균형한 자세를 지속하면 근육이 경직되고 혈액순환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몸이 굳어지면 원래 아팠던 부위의 통증이 심해진다. 그런데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하면서 야외활동을 재개하는 사람 가운데 또 다른 문제로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운동을 갑자기 운동을 시작했다가 뜻밖의 상처를 입는 것이다. 준비 운동은 필요하며, 본격적인 운동을 하려면 1~2주는 워밍업 차원으로 운동 강도를 서서히 올리는 게 필요하다."

Q. 의사로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최근 몸의 통증을 알고도 몇 주 동안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늘었다.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걱정도 이유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치료비가 부담스러워진 것도 큰 이유다. 의사로서 후자의 상황이 더 안타깝다. 그들은 평소 책임감으로 살아가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가장 등이다. 특히 우리 병원이 위치한 서울 종로6가 일대는 광장시장부터 동대문 패션 거리까지 도소매업 종사자가 모여 있고, 전통 있는 상권인 만큼 오랫동안 장사해온 분이 많다. 2014년부터 종로 한 곳에서만 진료하면서 지역민에게 흔한 통증 유형과 업무 강도에 대해 파악했다. 무거운 짐을 실어나르거나 오래 서서 일하는 분이 많아 척추·목·어깨·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주를 이룬다. 이런 분들에게 진단과 치료 시기가 늦춰지는 것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다. 치료비를 아끼려다가 결국엔 치료 장기화로 오히려 치료비가 늘게 되고, 병이 낫기까지의 과정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가만히 두면 낫겠지’하고 버티는 건 상황을 악화한다. 척추나 목 등 특정 부위가 계속 아프다면 하루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만성 통증이라도 주사요법과 도수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도해봐야 한다."

Q. 생계로 바쁜 환자의 특징은.

"통증은 사실 우리 몸에 ‘이 부위는 사용하지 말아라’, ‘아픈 곳에 휴식을 주어라’고 보내는 간절한 신호다. 통증이 있는 부위는 가능하면 쓰지 않고 잘 관리하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통증에 대해 많이들 오해하는 게 ‘아픈 곳은 운동해야 낫는다’는 신념이다. 야생동물도 어느 한 곳에 통증이 닥치면 본능적으로 최대한 보호한다. 또 통증이 재발하는 원인은 대부분 운동으로 인한 손상이다. 아팠던 발목·어깨 등이 조금 괜찮아졌다고 당장 예전처럼 생업·운동을 재개할 수는 없다. 의사로서 어려운 일이 환자에게 그런 활동을 늦춰달라고 설득하는 것이다. 프로선수나 생계를 위해 일을 쉴 수 없는 자영업·일용직 종사자의 마음이 급한 것도 이해한다. 유명한 선수도 상처를 입으면 쉬면서 관리에 들어간다. 선수의 몸은 일반인보다 훨씬 강하고 회복력이 뛰어난 데도 더는 운동하지 않는다. 하물며 일반 사람이 다쳤을 때 성급한 활동은 금물이다. 우리 병원은 보통 3주 이상의 휴식을 권한다. 그 시점은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은 때가 아니라, 치료가 다 끝나서 통증이 가라앉는 시점부터다. 이때 환자는 곧바로 나가서 운동하지 말고, 3~4주간 스트레칭이나 준비 운동에 집중하길 바란다. 운동 강도 역시 처음부터 100%는 안 되고 절반 정도의 힘으로 시작한다."  

Q. 바쁜 사람들을 위한 당부와 치료법은.

"아플 때 빨리 낫거나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휴식·운동은 기본이다. 하지만 그걸 제대로 실천하기란 어렵다. 먹고 살기에 너무 바쁘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일을 멈출 수가 없는 가장의 숙명이기도 하다. 의사로서 현실적인 조언은 '여건이 되지 않더라도 좋은 습관 한 가지를 꼭 지키라는 것'이다. 내가 해낼 수 있는 한 가지만 정하면 된다. 간단한 운동, 규칙적인 수면, 금주, 금연 등이다. 병원도 그렇게 바쁜 환자를 위해 고심하며 처방을 내린다. 통증의학과에서 가장 바람직한 비수술적 진료는 시술, 주사, 약 복용 등 화학적 치료와 재활·도수 치료 등 물리적 방법을 환자에 맞춰 병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수치료 등은 한두 번 내원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바쁜 환자에게는 사정상 치료 속도가 빠른 주사치료를 처방한다. 주사치료의 경우 여러 가지 합병증·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실력 있는 전문의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대환 원장은…
통증의학과 전문의로, 가톨릭대 의대 서울성모병원 통증의학과 외래 조교수를 거쳐 지난해 서울 종로구에 쓰리에스의원을 개원했다. 무협소설 작가로도 활동하는 임 원장은 자신의 필명(한백림)을 넣어 지난 4월 '백림통증의학과'로 병원명을 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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