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한신 교수(사진)팀이 1995년부터 2014년까지 고악성도 침샘암으로 치료 받은 환자 124명을 분석해 암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Cancer’ 최신호에 실렸다.
침샘암은 인구 10만명 당 1.4명 꼴로 발병하는 희귀암이다. 다른 암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조금만 진단이 늦어도 결과는 치명적이다. 침샘암은 암의 성장·전이 속도와 암세포 특성에 따라 저악성도 및 고악성도로 분류하는데, 더 고약한 고악성도 침샘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50~60%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환자의 연령과 성별, 병의 진행 정도와 치료 과정 등을 바탕으로 고악성도 침샘암 환자의 예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암 전이 없이 제자리에서 자라거나 크기가 크지 않은(1·2기 크기) 경우 고악성도 침샘암이라도 5년 생존율은 93.2%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종양의 크기가 커(3·4기 크기) 주변 조직을 침범했더라도 전이가 없다면 5년 생존율이 76.2% 정도로 높았다.
반면 진단 당시 이미 전이가 일어났다면 생존율은 뚝 떨어졌다.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5년 생존율은 44.6%, 원격 전이가 진행됐다면 생존율 21.1%로 낮아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를 바탕으로 상대 위험도를 계산했을 때 림프절 및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 사망 위험이 4.6~ 5.6배 높아지는 셈이 된다. 이는 침샘암에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침샘은 일반적으로 귀 아래 앞쪽 부위(귀밑샘)와 턱 뼈 아래(턱밑샘)에 있다. 침샘 부위에 통증 없이 덩어리가 만져지면 침샘암일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한다.
또한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대상이었던 고악성도 침샘암 환자 124명의 평균 연령은 61세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3배 많았다. 정한신 교수는 “침샘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 이상일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지만 시기를 놓치면 다른 암종보다 예후가 더 나쁘다”며 “특히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자주 자가 검진을 하고 이상 증세가 있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