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40)씨는 최근 이가 시리고 아파 동네에 있는 치과를 찾았다. 치과 의사는 치아 통증이 어느정도 되는지 묻더니 이어 혈압·당뇨병부터 간·신장 질환·골다공증이 있는지 질문했다. 박씨는 "치과 치료를 하려다가 건강 검진을 받은 기분"이라 말했다.

임플란트 등 치과 치료를 받을 때는 의료진에게 자신이 앓고 있는 병과 먹는 약을 알리는 게 좋다. [중앙포토]

이경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 [사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장 질환=급성신부전 환자도 응급 치료만 가능하다. 투석 치료를 받는다면 출혈 예방을 위해 치료 다음 날 치과를 찾는 게 좋다. 치료 후 쓰는 약이 신장 기능을 떨어트리진 않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신장이식을 앞둔 환자는 충치·잇몸병·사랑니 염증·치아 뿌리 염증 등 감염 원인을 미리 제거하는 게 좋다.
◇심장 질환=심근경색 환자는 시술 후 6개월 전에는 응급 치료만 받을 수 있다. 6개월이 지나 치료를 받아도 국소마취제는 최소로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치료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오전에, 치료 시간은 짧게 잡는 게 좋다. 와파린 등 항응고제를 복용한다면 심장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약 복용 여부를 미리 결정해야 한다.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는 심내막염 예방을 위해 치과 치료 전 항생제를 미리 먹기도 한다.
◇당뇨병=당뇨병 환자 중에서 ▶식사 두 시간 후 혈당이 200mg/dl 이상이거나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환자는 내과적 치료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잇몸이 늦게 아물고 감염·저혈당증의 위험도 크다.
◇갑상샘 질환=갑상샘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는 치과 치료가 급성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안전하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은 혈관수축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사전에 의료진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반대로 갑상샘기능저하증 환자는 혈액 응고 장애로 지혈이 다소 어렵고, 약물 민감성이 높아 투약 시 용량에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골다공증 자체는 치과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 비스포스포네이트 관련 약물을 장기간 투여한 경우 잇몸과 뼈가 잘 아물지 않을 수 있다. 전문의와 상의 후 가능하다면 임플란트나 발치 등 시술을 받기 3개월 전부터 이런 약을 일시적으로 끊거나 다른 성분으로 바꾸는 게 좋다.
◇천식=천식 발작이 없으면 치과 치료에 큰 문제가 없다. 증상이 있다면 안정될 때까지 치료 시기를 늦춰야 한다. 치과를 찾을 땐 분무제를 갖고 내원하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