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아닌데도 이가 ‘찌릿’…치아균열증후군 의심하세요

김진구 기자 2017.06.01 08:44

단단하고 질긴 음식 즐기면 균열 위험 높아져

차가운 음료와 얼음이 사랑받는 계절이다. 그러나 차갑거나 딱딱한 음식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치아가 찌릿하거나 시린 증상을 느끼는 사람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충치다. 간혹 충치나 잇몸병이 없는데도 치아가 시리거나 찌릿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치아균열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치아균열증후군은 치아 한쪽에 무리한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치아 사이에 아주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 증상이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금이 생기기도 한다.


평소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즐기는 사람에게 발생하기 쉽다. 치아에 균열이 있으면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찬 음식을 먹을 때 시큰하거나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밖에도 치아에 큰 수복물이 있는 경우, 치아의 마모가 심한 경우,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가는 습관이 있는 경우, 음식을 한 쪽으로만 씹는 경우, 교통사고나 운동 등 물리적인 충격을 입었을 경우, 충치가 있을 때도 치아균열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강북다인치과 최헌주 대표원장은 “한국인은 단단하고 질긴 음식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치아균열증후군의 빈도가 높은 편”이라며 “평소 딱딱한 고기의 뼈나 연골, 얼음 등을 자주 씹는 것은 좋지 않으며 건어물의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 간 치아 되돌릴 수 없어…조기 치료가 중요


치아 균열 증후군이 생기면 음식을 섭취할 때 위아래 치아가 맞물리면서 균열 부분이 벌어지며 신경을 자극한다. 통증의 양상이나 강도는 금이 얼마나 간지에 따라 다양하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단단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시큰거리는 통증이 발생하는 정도다. 치아 균열이 더 진행되면 차가운 음식은 물론 음식이 닿을 때마다 통증이 생긴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진행된 틈 사이로 세균이 침입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더 심해지면 치아 아래의 잇몸뼈에도 염증이 퍼진다. 이땐 음식 없이 치아끼리만 닿아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유리창에 금이 가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듯이 한 번 금이 생긴 치아도 되돌리기 어렵다. 치아균열증후군을 진단 받으면 더 이상 금이 가지 않도록 금이나 세라믹으로 치아를 씌워주는 치료를 한다.


여기에 통증 감소를 위한 신경치료를 병행한다. 치아 뿌리 쪽으로 균열이 진행돼 염증이 심한 상태라면 발치 후 임플란트를 이식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강북다인치과 최헌주 대표원장은 “일단 균열이 생긴 치아는 자연 접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최대한 빨리 진단·치료해야 치아 손상 및 발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한 금이나 육안으로 보이는 외형 파절, 뿌리에서부터 시작된 파절 등 치아 균열의 형태와 범위가 다르므로 치과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아 균열을 막으려면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주의하고, 평소 이를 악무는 습관이나 음식물을 한쪽으로 씹는 습관이 있다면 개선하는 것이 좋다. 최 원장은 "신체 접촉이 심한 운동을 할 경우에는 마우스가드를 장착하는 것도 치아에 가해지는 충격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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