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보는 할마·할빠가 주의해야 할 '이것'

김선영 기자 2017.03.22 09:07

관절·허리 다치기 쉬워…증상 생기면 지체 말고 치료 받아야

조부모에게 아이 양육을 맡기는 맞벌이 가정이 많다.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를 지칭하는 ‘할마(할머니+엄마)’, ‘할빠(할아버지+아빠)’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손주를 돌보는 일은 보람되지만 때때로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관절, 허리가 약한 고령자는 육아를 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유성선병원 선동혁 정형외과 과장의 도움말로 관절·허리 건강을 잃지 않으면서 손주 육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손목 건초염, 초기엔 찜질·증상 심할 땐 약물치료 


손주를 돌보다 보면 쉴 틈 없이 손을 움직이게 된다. 손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손목을 다치기 십상이다. 손목 건초염이 대표적이다. 손목 건초염은 손목의 힘줄을 싸고 있는 막 또는 내부 공간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절 부위가 점점 붓다 통증이 찾아온다.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싸 쥔 뒤 손목을 아래로 꺾을 때 통증이 있으면 손목 건초염을 의심할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저절로 호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심하면 손목 저림과 찌릿찌릿한 증상으로 물건을 잡기 힘들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통증이 있는 부위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보호대를 손목 관절에 고정해주거나 온·냉찜질을 하면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할 때는 병원을 찾아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로 염증반응 수치를 확인한 후 상태에 따라 약물 및 수술 처치를 받을 수 있다.

손목 건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주먹을 쥐고 원을 그리듯이 손목을 돌려준다. 또 팔을 쭉 뻗은 상태에서 손가락을 위아래 방향으로 번갈아 가며 눌러준다.   

양반다리, 무릎 꿇기 하지 말고 의자에 앉는 습관 들여야 

장시간 아이를 업고 있을 때는 몸에 하중이 실려 무릎 관절에 무리가 오기 쉽다. 65세 이상 노인의 80% 이상은 관절염을 앓고 있다. 육아를 무리하게 하면 병의 악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관절끼리 부딪칠 때 통증이 심해진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무릎 관절에 있는 연골이 닳아 없어질 수 있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초·중기일 때는 증상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약물치료 및 관절내시경 수술 등을 받는 게 좋다. 통증이 심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면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연골이 닳아 없어진 관절 대신 인공관절을 삽입해 무릎 관절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이 있다.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가벼운 유산소 운동,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다만 운동할 때는 체중이 무릎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세도 중요하다. 양반 다리,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기 자세는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바닥보단 의자에 앉는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아이 보행기 앉혀 놓고 한 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해야

아이를 업거나 들어 올릴 때는 척추, 등, 허리 부위에 무리가 간다.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되는 추간판 탈출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디스크가 주변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킨다.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픈 것이 특징이다.

통증을 견디기 힘들다면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같은 비수술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레이저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레이저 시술법도 있다. 환자의 80~90%가 비수술 치료법으로 회복될 수 있다.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약 10%다. 현미경으로 수술 부위를 관찰하면서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미세현미경 절제술, 인공 디스크를 삽입하는 인공디스크 치환술 등이 있다.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손주를 돌보는 틈틈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아이를 잠깐 눕히거나 보행기에 앉혀 놓고 한 시간에 한 번씩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준다. 허리가 굽는 자세는 피하고 등과 허리, 엉덩이가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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