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혈관 건강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온도 변화가 심해 혈관이 매우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뇌혈관의 문제로 뇌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뇌졸중이 대표적이다. 겨울철은 기온이 낮아 실내·외 온도차가 심해진다. 혈관 수축이 강하게 일어나고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한다.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될 가능성이 덩달아 높아진다.
뇌졸중은 크게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뉜다. 뇌출혈은 말 그대로 뇌혈관이 터지는 것을 의미한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이다.
출혈이 두개골 내의 압력을 갑작스럽게 상승시키거나 뇌를 직접적으로 압박해 뇌세포를 손상시킨다. 출혈량이 많은 경우 뇌 손상이 심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뇌출혈 환자의 예후를 판별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수술 전 환자의 의식상태다. 적절한 치료까지 걸린 시간이 환자의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대한 신속하게 치료받아야 뇌 손상 최소화
뇌경색은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원인이다. 혈관내피세포가 손상돼 혈액 속 혈소판, 대식세포, 섬유세포 등이 달라붙어 만들어진 혈전이 혈액을 타고 이동하다 혈관을 막는다.
뇌혈관이 갑작스럽게 막히면 뇌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다. 세포 손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경색으로 인한 뇌손상이 광범위할 경우 생명연장을 목적으로 뇌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자의 예후는 크게 악화된다.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외과 이창주 과장은 “뇌졸중 치료의 핵심은 최대한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 뇌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졸중의 주요 증상은 갑자기 한쪽 혹은 양쪽 눈의 시력·시야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렵거나 팔다리 제어도 잘 안 된다. 말하고 듣는 것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불현듯 나타났다가 짧게는 수분, 길게는 24시간 내에 사라진다. 이를 일과성 허혈증상, 이른바 ‘미니 뇌졸중’ 이라고 부른다. 일과성 허혈증상은 일시적으로 뇌의 특정 부분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발생한다. 곧바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지 않으면 3개월 내 뇌경색이 발생할 확률이 20%에 육박한다.
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평소에 관리해야
이런 증상 모두를 뇌졸중 전조 증상이라고 볼 순 없다. 그러나 정밀 검사가 가능한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편이 낫다. 반대로 전조증상이 없더라도 뇌졸중은 발생할 수 있다. 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심장질환, 나이, 가족력 등이 주요 위험인자다.
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은 나이, 가족력과 달리 관리할 수 있다. 평소에 철저히 관리하고 건강검진 시 뇌혈관 검사를 추가로 받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창주 과장은 “질환이 없더라도 가족 중 뇌혈관질환을 겪은 사람이 있으면 뇌혈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뇌졸중과 관련된 위험인자를 지니고 있다면 뇌와 뇌혈관 검사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 뇌 검사는 CT와 MRI로, 뇌혈관 검사는 초음파나 CT, MRI를 이용한 혈관검사와 뇌혈관조영술 등으로 확인한다.
초음파는 특정 혈관의 혈류 속도를 측정한다. 뇌혈관의 협착이 있으면 혈류 속도가 빨라지는 특성을 이용해 질환을 짐작한다. 약물투여 없이 비교적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많이 시행된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의료기관 미리 알아둬야
CT를 이용한 혈관 검사는 조영제를 혈관에 투여해 CT를 촬영한 뒤 혈관의 모습을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는 방법이다. MRI 검사도 비슷한 원리다. 다만 조영제를 사용하는 방법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CT나 MRI로 혈관을 검사해 이상이 발견되면 확진을 위해 뇌혈관 조영술을 실시한다.
각각의 검사 방법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를 거쳐 결정하면 된다. 검사를 통해 뇌혈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서 무조건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신경학적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검사를 진행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창주 과장은 “뇌졸중 치료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핵심”이라며 “집에서 가장 가깝고 빠르게 방문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