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며 걸으면 목에 쌀가마지 지는 것과 같아"

박정렬 기자 2016.08.23 14:34

보행력 떨어지고 주의 분산돼 위험. 경추 부담도 커

세계적으로 ‘스몸비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모습이다.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 GO’ 열풍과 함께 이제는 일생생활이 된 스마트폰 이용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스몸비족’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가 물에 빠지거나,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등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무분별한 스마트폰 이용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벌금제도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교통사고가 잦은 지역에 보행 중 스마트폰 주의 문구가 들어간 교통안전표지와 보도부착물을 시범 설치하기까지 했다.
 
횡단보도 보행 속도에 악영향…자동차 경적 소리에도 둔감  
이른바 '스몸비족'의 행동패턴은 건강도 위협한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보행 중 음향기기 사용이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주위 분산 보행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평균 속도가 초속 1.31m였다. '비주의분산 보행자'의 평균 초속(1.38m)보다 천천히 걷는 것이었다.
 
경적소리와 같은 주변 소리에도 더욱 둔감하게 반응했다. 20대 30대 성인남녀 20명을 대상으로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횡단보도를 걷게 한 결과 55%(11명)는 자동차 경적소리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행 중 음향기기 사용으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을 묻는 말에 27.9%가 '있다'라고 답했다.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김상돈 병원장은 “보행 중 스마트폰의 사용은 주위가 산만해질 수 있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행 중일 때 만이라도 스마트폰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 각도에 따라 경추 부담 달라
이 뿐만 아니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는 목 건강에 치명적이다. 목의 뼈(경추)는 총 7개인데, 하중을 견디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C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 자세는 목을 쭉 빼게 돼 장기적으로 목을 일자로 만든다. 일자목은 디스크 압력을 제대로 분산시킬 수 없기 때문에 목이 결리거나 근육이 경직된다.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서 경추가 받는 부담은 차이가 있다. 일반 성인이 고개를 들고 있을 때 경추에 가해지는 압력 무게는 4~5kg 정도, 여기에 30도를 숙이면 18kg, 45도일 경우에는 22kg의 부담이 더해진다. 쌀 한가마니를 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상돈 병원장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는 목 디스크 예방을 위해 적어도 50분에 10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목과 어깨 등에 굳어있는 근육과 인대를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을 해소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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