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  | |
|
|  | |
|
|  | |
|
날개 단 한국 의료관광, 올해 외국인 환자 10만 명 유치할 듯<1>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10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이번 주 중 보건복지부가 발표할 ‘2010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외국인 환자는 6만201명에서 2010년 8만1000여명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에는 10만 명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의료기관의 외국인 환자 유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의료법 상 환자 유인·알선이 금지돼 활성화되지 못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 물꼬는 2009년 의료법이 개정되며 트였다. 의료기관들은 날개를 단 셈이다. 보건복지부에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으로 등록한 곳도 2009년 1300여개에서 2010년 1800여개로 껑충 뛰었다. 진료 분야도 성형, 경증질환에서 암·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으로 확대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사업단 장경원 단장은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이 출연하며 의술이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국가로 환자가 모이고 있다”며 “최근 10년 간 국내 의료는 이같은 요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수준의 의술과 양질의 서비스로 무장한 국내 의료기관들의 해외환자 유치 전략도 눈부시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국제진료센터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코디네이터를 두는 것은 기본. 외국인 환자 유치에 집중할 국가에 사무소를 오픈하고 ‘현지화 전략’을 펴기도 한다. 병원들이 독자적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병원 홈페이지도 이미 외국인환자 유치 주력국가들의 언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미국·일본·중국에 머물렀던 외국인 환자의 국적이 러시아·몽골·중동·스페인·프랑스 등 50여 개국으로 확대됐다. 외국인 환자 유치 채널이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 성과는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고 의료기관인 미국 존스홉킨스에게 병원 운영을 맡긴 중동의 한 국가는 최근 한국 의료기관에 운영을 넘기기 위해 의견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경원 단장은 “해외에선 한국 의료산업이 반도체 성공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활발하게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의료기관의 최근 성과를 소개한다. 첫 번째 순서는 국내 의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외국인 환자 유치의 핵, 빅5 병원’이다.
??
삼성서울병원,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
삼성서울병원은 ‘현지화 전략’ ‘의료 인프라 수출’ ‘국제진료센터’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으로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08년 1만1500여명에서 2010년 약 1만5500명으로 늘었다.
1994년 개원한 삼성서울병원은 다음해 국제진료소를 개설해 매년 1만 명 이상의 국내 거주 외국인 환자를 진료했다. 이후 해외 거주 외국인의 방문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바이를 비롯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카자흐스탄 알마티시와 환자의뢰 및 의료교류 협약을 체결하며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4월 아랍의 관문 두바이에 오픈 한 삼성두바이메디컬센터에는 국내 의료진을 파견, 화상진료를 통한 협진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곳은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 환자들을 삼성서울병원으로 유입하는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바이 정부는 자국 환자의 해외 공식 지정병원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지정했다.
이에 앞서 2009년 8월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시와 환자 유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환자 중 러시아 환자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해외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46%)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해 진료 서비스도 고급화 했다. 지난해 초부터 해외 VVIP를 위한 건강검진 ‘International CEO Health Program’을 선보였다. 해외 왕족과 부호, CEO 등 VVIP를 대상으로 한 최고급 건강검진 프로그램이다. 최고위급 의료수요층을 겨냥한 해외환자 유치 전략이다. 식단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해 몽골식 8가지, 아랍식 11가지의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다.
삼성서울병원은 외국인 환자를 유입하는 인바운드(Inbound)에 그치지 않고 첨단 의료시스템을 수출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제3국과의 환자진료 협력을 통해 삼성서울병원의 암센터, 심장혈관센터 등의 진료시스템과 전자차트, 병원전산화시스템 등 첨단의료 인프라를 수출할 토대를 마련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2015년 초 약 48727m² 대지에 국제진료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단독 병원을 짓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국제진료센터가 외국인 환자 유치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서울아산병원, 글로벌 진료의뢰 네트워크 구축
서울아산병원의 외국인 환자 유치 전략은 ‘글로벌 진료의뢰 네트워크 서비스’다. 장기이식·심장수술 등 서울아산병원의 경쟁력 있는 의술을 전수받은 다양한 국가의 의료진이 본국에 돌아가 중증 환자의 진료를 의뢰하는 ‘선순환’ 방식을 선택했다.
매년 300여 명의 외국 의사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받고 베트남·몽골 등에서 환자 치료를 의뢰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다지고 있다. 국제클리닉에선 신속한 의료 서비스를 지원한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가 가능한 전문 코디네이터와 의료진이 검사, 진단, 치료, 관리, 교육을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게 돕는다.
3개 국어로 운영되는 병원 홈페이지에는 버추얼 투어(Virtual Tour) 메뉴가 있어, 병원 방문 전 시설과 장비, 진료과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외국인 건강검진 환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건강증진센터는 2009년 9월 미국 LA에 사무소를 열고 의료진을 상주시켰다. 이곳에선 서울아산병원 방문을 위한 항공권, 숙박권, 진료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환자가 귀국 후에도 LA 사무소에 상주 중인 의료진을 통해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엔 뉴욕에도 사무실을 개소했다. 또 동부관광과 협약을 체결, 동부관광에 간호사 1명을 상주시키고 있다. 동부관광과 아산병원은 뉴욕 일원 한인 및 미국인들에게 항공 및 숙박이 포함된 의료관광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으며, 상품은 기본종합검진 외 전문 암검사가 포함된 3~4개의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 계열의 협력사를 활용한 해외 고객 유치도 활발하다.
얼마 전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는 현대자동차 중국인 우수 딜러 50여 명이 건강검진을 받고 돌아갔다. 종래 골프나 문화행사 등 일반적인 접대문화를 의료서비스로 대신한 것이다. 행사는 중국어로 준비된 검사 안내문 및 각 검사실마다 배치된 통역 그리고 서울아산병원 중국 코디네이터이자 중의사의 설명과 함께 진행됐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최재원 소장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가 기업의 건강 파트너가 되고자 하는 취지와 일맥상통한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바이어를 위한 의료지원서비스 강화를 통해 의료관광산업 활성화 및 국가 브랜드 가치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브란스병원, 한 해 약 4만 명 찾아 ‘TOP’
세브란스병원의 외국 환자 유치 계획은 국내 경쟁을 넘어 글로벌 병원으로 성장하겠다는 큰 그림 속 전략 중 하나다. 우리나라 최초로 JCI인증을 받았고, 로봇수술의 아시아권 선도병원이 된 자신감의 표현이다.
올 상반기에 완공되는 심장혈관병원은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같은 Global Top 수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재활병원도 아시아의 허브로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아시아의 MD Anderson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암전문 병원을 신축하고 있고, 송도국제병원 설립 추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설립한 u-Health Care 센터 등이 세계의료에 도전하는 세브란스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국내 병원이다. 2010년 기준 약 4만 명에 이른다. 해외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입국하는 환자와 국내 거주·체류 외국인을 합한 수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1962년 외국인 진료소를 개설했다. 현재 국제진료센터로 확대·개편한 이곳에선 한국과 미국의 가정의학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인요한 소장과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펼친 박찬신 전임의(내과) 등이 영어·중국어 등을 능숙하게 구사하며 외국인 환자를 진료한다.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의 서비스는 ‘애니 콜’이다. 영어·러시아어·일본어·중국어가 가능한 코디네이터가 24시간 대기, 응급진료에 대비하고 있다.
약 50년 전부터 외국인 진료에 나선 세브란스병원은 2000년대 들어 외국인 환자 유치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2004년 11월 국제협력처를 설치하고, 해외 유수의 보험회사·에이전트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미국 사립 의료관광협회(MTA)에도 가입했다. 2007년 국내 병원 처음으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인증을 획득하며 선진국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인정받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에는 외국인 환자뿐 아니라 외국 바이어의 방문도 줄을 잇는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180여 명이 다녀갔다. 세브란스병원은 외국인 환자 유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며 국내 의료기관들과 정보 공유의 장도 만들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보건복지부의 해외환자유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서울대병원, 중증질환 특화해 세계 환자 공략
서울대병원은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로’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국제사업팀에 부원장급 본부장을 임명해 국제사업본부로 조직을 확대 강화했다
서울대병원은 중증질환 치료를 특화시켜 외국인 환자를 공략하고 있다. 관상동맥 중재술· 위암·유방암·대장암·선천성 심장병·장기이식·감마나이프 수술 등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는 서울대병원의 20가지 의료기술을 집중 홍보한다.
중증환자 유치와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외국인 통합지원서비스도 구축했다. 외국인 환자 의뢰 및 답변 프로세스, 중증환자 응대 프로토콜, 해외환자 입원 편의 프로세스, 다문화권 환자응대 인프라 확대, 다국어 통역 자원봉사단 운영 등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9~2010년 30여 개국, 500여명을 대상으로 30여회의 한국의료 체험행사를 갖기도 했다. 병원 홈페이지는 14개 국어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노력으로 2010년 서울대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약 1만5000명이다. 2010 메디컬코리아 대상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제사업본부가 중심이 돼 미국·중국·중앙아시아·중동의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미국 LA오피스 오픈, 중국 연길 검진센터 설립 컨설팅 및 교육연수, 중국 연달국제병원 MOU 체결, 카자흐스탄 의료인 출장교육, 중동지역 병원진출 추진단 구성 등 다양한 해외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08년 문을 연 LA오피스에선 미주와 캐나다 지역 중증환자 진료 및 건강검진 예약을 받고 있다. 미주지역 진료협력 체계 구축, 해외 진출 시장 조사 등 서울대병원 국제화를 위한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서울대병원은 올해에도 중증 및 희귀질환 외국인 환자 유치에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
?서울성모병원, 영상시스템으로 사후 관리
서울성모병원은 부가가치가 높은 외국인 환자 유치 채널을 넓히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다국적 보험사와 진료계약을 확대하고 해외환자유치 TFT도 발족해 국가별 마케팅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SNS)을 통한 온라인 마케팅도 도입한다.
2010년 기준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약 8400명이다. 전년 대비 18% 늘었다.
외국인 환자들의 국적은 러시아·몽골·미국·프랑스·캐나다·네덜란드·스페인 등 40여 개국에 이른다. 2009년 12월에는 외국인 환자 유치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외국인 환자 유치 기반을 다지기 위해 국제진료센터를 강화하고, JCI 인증을 받았다. 국제진료센터는 러시아·일어·중국어·불어·영어가 가능한 의사와 코디네이터가 상주한다. 국제진료센터 옥진주 센터장은 프랑스와 한국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주한 스위스 대사관과 항공사 에어프랑스-KLM의 공인의사이기도 하다.
국제진료센터에선 진료 예약부터 상담, 공항 픽업 서비스, 통역까지 모든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2010년 7월 획득한 JCI 인증에선 자원봉사센터 등 진료 외적인 부분까지 인증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의 외국인 환자 유치 주요 타깃 국가는 미국·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이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성모병원 미주사무소가 문을 열고 의료진을 파견했다. 이곳에선 건강검진을 비롯한 서울성모병원의 의료서비스를 소개하고, 신속하게 한국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진료 후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영상 시스템으로 의료진과 면담하면서 사후관리를 받는다.
올해 2월에는 중국 길림대 베슌제일병원에 한중 합작 상미한중성형센터와 서울성모병원 길림 사무소를 열었다. 성형센터에는 성형외과 전문의를 파견해 수술을 한다. 후속 진료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연수를 마친 베슌제일병원 의료진이 맡는다. 길림 사무소는 상미한중성형센터의 중국 현지 광고·홍보·마케팅과 서울성모병원의 중국 VIP 건강검진 환자 유치를 담당한다. 서울성모병원 올해 미주사무소, 상미한중성형센터 운영을 활성화해 미국·중국 환자 유치를 늘릴 계획이다.
황운하 기자 unha@joongang.co.kr
한국의료관광 선도병원 (中)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