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설에 이어 기습 한파가 찾아왔다. 이처럼 추운 날씨에는 안면신경마비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면역 기능 저하로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지는 데다 혈관 수축으로 안면 부위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결과다.
안면신경마비는 대부분 한쪽 얼굴에만 발생한다. 그 결과 정상 쪽 얼굴만 움직여 마치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양치를 하거나 밥을 먹을 때 마비된 쪽으로 침과 음식물을 흘리고 이마부터 입까지 주름을 잡을 수도 없다. 강릉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정미 교수는 "마비가 온 쪽 얼굴의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뻑뻑하고 흐려 보이는가 하면 소리가 울려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안면신경마비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48시간 이내로 늦어도 3일 안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박 교수는 "골든타임이 지난 환자의 약 30%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후유증을 겪는다"며 "골든타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영구 장애 확률을 절반인 15% 정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물리 치료 ▶보톡스 주사 치료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마비가 진행되는 신경의 염증을 줄이고 회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준다. 최대한 빨리 스테로이드를 투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 이 외에도 항바이러스제·혈액순환제·비타민B가 처방될 수 있다. 약 1~2주간의 급성기가 지나고 나서는 물리 치료(안면 재활 치료)가 효과적이다. 물리 치료는 회복할 때까지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증상 발생일로부터 4주 이내에 크게 호전되지 않으면 보톡스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소량의 보톡스를 정상 쪽 얼굴 여러 군데에 나눠 주사한다"며 "마비가 온 쪽 얼굴 근육의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고 안면신경 재생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수술적 치료인 안면신경갑압술은 완전 마비에 가까운 중증 안면신경마비와 외상으로 인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진행한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미리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좋다. 대상포진 감염으로도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박 교수는 "특히 혈관과 신경에 영향을 주는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 질환 보유 환자는 면역력 증강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상 발생 시 처치법도 알아두면 요긴하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비가 온 쪽의 눈을 보호하는 일이다. 마비로 눈이 잘 감기지 않으면 눈의 표면인 각막이 계속 공기에 닿아 노출성 각막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어 각막을 보호한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